3년 가시밭길 들어선 尹, 이재명 만나 협조 구할까

더 독해진 여소야대 국정 험로

국정기조 바꿔 협치·소통 불가피
입법 거부권 행사땐 대치 되풀이
尹 “경제·민생 안정 위해 최선”

4·10 총선에서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이 참패하면서 대통령실의 국정 운영 기조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범야권 192석’이라는 22대 총선 성적표로 민심을 확인한 윤석열 대통령은 그간의 국정운영 기조를 바꿔 야당과의 협치·소통에 먼저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임기 말까지 여소야대 국회가 확정됐지만 3대 개혁 등 국민 앞에 약속한 민생 정책을 어떻게든 완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거대 야당의 입법 공세에 윤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으로 응수하는 강대강 대치가 되풀이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윤 대통령은 11일 총선 결과와 관련해 국정 쇄신을 다짐하는 한편 경제와 민생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야당과 긴밀한 소통에 나서겠다는 뜻이냐’는 기자 질문에 “그렇게 해석해도 좋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이 향후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 야당과 대화를 시도할 것이라는 취지다.

노동·교육·연금 개혁 등 현 정부의 국정과제 상당수는 국회의 입법 협조가 필수적인 것들이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집권 중반으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여권이 총선을 참패했다”며 “윤 대통령에게 야당과의 협치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 됐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그간 여러 법률·예산안 통과를 위해 야당의 협조를 당부한 적은 있지만 야당 대표와 마주 앉은 적은 없다. 이에 윤 대통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나 회담을 할 것인지도 주목된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여러 차례 ‘영수회담’을 제안한 적이 있으나 대통령실은 “드릴 말씀이 없다”고 응수했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월 KBS와의 대담에서 “영수회담은 없어진 지 오래”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야권이 각종 특검법안 등을 통과시키며 입법 공세에 나설 경우 윤 대통령이 또다시 거부권을 행사하며 대치하는 정국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야권은 총선이 끝나기 전부터 윤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과 관련한 대통령실의 외압 의혹 등에 대해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왔다. 윤 대통령이 그간 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로 돌려보냈던 법안들을 야권이 다시 꺼내들어 압박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통령실은 이날 총선 결과를 확인한 뒤 언론 대응을 최소화하며 시종 무거운 분위기였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총선 결과에 대해 “민심이 굉장히 무섭다는 것”이라며 “민심을 잘 새기고, 민심에 어떻게 부응할지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국민의 심판이며, 결과는 아주 심각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 야당을 적극 설득하는 자세를 취하면서 민생 정책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민생을 위한 정책들의 방향까지 틀렸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국민과 미래를 보고 할 일은 하겠다”고 말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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