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토론회’ 공약 무산 위기

금투세 폐지·상속세 완화 등
법 개정 필수 野 제동땐 불가능

사진=연합뉴스

22대 총선 결과가 여소야대로 나타나면서 정부가 지난 3개월간 발표한 민생토론회 공약이 물거품될 위기에 처했다.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상속세 완화 등 오는 7월 세법 개정이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 정책부터 제동이 걸렸다.

정부는 지난 1월부터 24차례 민생토론회를 통해 올해 추진할 주요 정책을 발표했다. 금투세 폐지가 대표적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월 2일 한국거래소 개장식에서 금투세 폐지를 천명했다. 현실화하려면 소득세법과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해야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야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해 미궁에 빠지게 됐다. 더불어민주당은 금투세 폐지가 ‘부자 감세’이므로 과거 여야 합의대로 내년에 금투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상속세 개편도 쉽지 않게 됐다. 정부는 재산 총액에 상속세를 매기는 현 제도에서 과도한 부담이 발생한다는 지적에 따라 상속인이 각각 물려받은 재산을 기준으로 세금을 내는 ‘유산 취득세’ 도입을 준비해 왔다. 관련 연구 용역이 마무리 단계다. 야당은 상속세 개편 혜택이 대기업과 부자 등 소수 부유층에 집중되는 데다 수조원의 세수 감소가 발생할 수 있어 개편에 반대해 왔다.

야당의 동의 여부가 확실치 않은 정책도 산적해 있다. 부영의 1억원 출산장려금 지급에 정부가 내놓은 ‘출산장려금 전액 비과세’ 혜택을 위해서는 소득세법 개정이 필수다. 안전진단 시기를 미루는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도 도시정비법 개정 사안이다. 지방 미분양 주택 구입 시 1가구 1주택 특례 적용과 인구감소 지역 1주택 추가 구입 시 1주택 특례도 각각 조세특례제한법과 소득세법·종합부동산세법을 고쳐야 가능한 정책이다.

윤 대통령이 강조한 ‘부담금 개혁’도 반쪽짜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폐지·축소를 계획한 32개 중 법 개정이 필수인 부담금이 20개다. 출국납부금, 영화상영관 입장 부담금 등 국민 부담 경감 차원에서 폐지·축소 예정이던 부담금도 야당의 동의 없이는 불가능하다.

정부에 남은 카드는 예산증액권이다. 국회는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을 잘라낼 수 있지만 예산 증액은 정부 동의 없이 불가능하다. 야당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려는 재정 사업과 여당의 주요 법 개정 사안을 맞바꾸는 식의 ‘빅딜’ 추진이 유력하다. 다만 이 같은 경우에도 신속한 정책 집행이 어려워 추진력이 떨어진다. 정부 관계자는 11일 “여소야대 형국에서 법 개정을 동반하는 정책은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며 “시행령 개정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