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력 잃은 금리 인하… 장기채 베팅 투자자들 수익률 부진

美국채금리 4.46% 올들어 최고치
올해 ETF 수익률 -10% 안팎 추정


미국 장기국채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수익률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미 국채 금리가 올해 들어 사상 최고 수준까지 올라서다. 금리가 오르면 기존에 낮은 금리에서 발행된 채권은 인기가 없어져 가격이 내려가게 된다. 투자자들은 올해 상반기 미국 기준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보고 투자했지만 금리 인하 예상 시점이 뒤로 밀리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0일 코스콤에 따르면 미국 국채 30년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ACE미국30년국채액티브(H)’ 순자산총액이 9일 기준 1조546억원으로 ‘1조 클럽’에 가입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국내 ETF에서 순자산총액이 1조원이 넘는 상품은 847개 중 28개에 불과하다. 올해만 해당 상품에 4170억원이 유입됐다. 같은 기간 ‘TIGER 미국채30년스트립액티브(합성 H)’ ‘TIGER 미국30년국채프리미엄액티브(H)’ ‘KBSTAR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합성 H)’ 등 비슷한 구조의 ETF에도 각 2000억원이 넘는 뭉칫돈이 향했다.

다만 이들 ETF의 올해 수익률은 마이너스(-) 10% 안팎으로 부진하다. 엔화에 노출된 상품의 경우 엔화 약세까지 더해져 손실 폭이 더 컸다. 투자자들은 주식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으로 여겨 미국 장기채에 투자했지만 결과적으로 이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1.32%)에도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둔 것이다.

미국 국채 금리는 올해 들어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지난 8일(현지시간) 전 세계 채권금리의 기준이 되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장중 4.46%까지 올랐다. 9일에는 상승 폭을 소폭 줄여 4.36%로 마감했지만 지난해 말 3.86%보다 0.5%포인트나 높은 수준이다. 금리 인하 예상 시점이 뒤로 밀려나고 있어서다. 최근에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하는 데다 고용시장도 강한 것으로 나타나 하반기가 돼야 첫 번째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준금리 인하 횟수도 3번에서 2번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의 최고경영자(CEO)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미국 금리가 8%대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했다. 다이먼 회장은 8일 연례 주주 서한에서 “미국 경제 연착륙 확률을 낮게 본다”며 “JP모건은 금리가 2%까지 내려가거나 8% 이상으로 오르는 시나리오 모두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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