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싱 랠리’ 원자재로 확산… 인플레 어쩌나

구리·은 등 가격 고공행진 계속
물가 자극 금리인하 발목 우려


주식과 암호화폐(코인), 금 등 모든 자산의 가격이 오르는 ‘에브리싱 랠리’ 현상이 원자재 분야로 확산하고 있다. 중동발 지정학적 위험 고조와 주요국의 경기 개선 기대감이 맞물리며 나타난 결과다. 원유와 구리 등 가격이 동시에 급등하면서 물가 상승 압력 우려도 커지고 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구리 현물 가격은 8일(현지시간) t당 9300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 7월 7000달러까지 떨어졌던 구릿값은 지난해 1월 수준으로 회귀해 1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구리는 제조업 전반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소재로 경기 흐름의 선행지표로 여겨져 ‘닥터 코퍼(구리 박사)’라고 불린다.

구리 가격 상승은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는 영향으로 분석된다. 원자재 최대 소비국인 중국의 지난달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보다 1.7% 상승한 50.8을 기록했다. 중국 경제의 반등 기대감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미국의 지난달 제조업 PMI도 50.3으로 17개월 만에 확장 국면에 진입했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급증한 전선 수요에 비해 부족한 공급량이 구리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구리와 함께 대표적인 비철금속으로 꼽히는 은과 알루미늄 가격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은 가격은 이날 온스당 28달러까지 치솟아 2021년 6월 이후 최고가였다. 은 선물지수를 추종하는 ‘KODEX 은선물(H)’ 상장지수펀드(ETF)는 최근 한 달 새 15.38% 급등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 유가에 이어 생산자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어서다. 최근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 고조 영향으로 배럴당 90달러 선을 돌파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다. 국내 주유소에서도 평균 휘발유 판매가가 ℓ당 1669.72원(8일 기준)까지 치솟아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물가 상승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를 늦출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프랜시스코 블랜치 원자재 리서치 책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은 연준의 금리 인하를 방해할 수 있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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