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뒷담] 연기처럼 사라진 전용 흡연장… 속타는 연초 흡연자

LG트윈타워 간접 흡연 민원 탓 퇴출


지난 8일 오후 2시30분쯤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흡연장. 30여명의 LG그룹 직원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이곳은 전자담배 전용 흡연장으로 연초(일반 담배) 흡연을 금지한다는 팻말이 놓여 있었다. LG 사옥에서 5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다른 빌딩의 연초 흡연장에서는 LG 출입증을 목에 건 직원을 쉽게 볼 수 있었다.

6500여명의 LG 직원들이 근무하는 트윈타워에서 때아닌 흡연권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지난 1일 트윈타워 저층부(지하 1층~지상 5층) 공용공간이 문을 열었지만 연초 흡연장이 없어지면서 흡연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1년 넘게 이어진 공사 기간엔 동관 1곳에서만 연초를 피우게 했는데 리모델링이 완료된 뒤 영구적으로 연초 흡연이 금지되자 흡연자들이 뿔이 났다. 한 직원은 “리모델링이 끝나면 연초 흡연장이 생길 것으로 기대했는데 실망”이라며 “회사가 흡연자들의 흡연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흡연권은 흡연자들이 일정한 장소에서 별다른 제재 없이 담배를 피울 권리를 말한다. 담배 냄새 맡지 않을 권리인 혐연권에 반대되는 개념이다.

사옥 내 연초 흡연 금지 이유는 간접흡연 민원 때문이다. 리모델링 공사 전에는 동관과 서관 지하 1층 야외공간에 1개씩 흡연장이 있었다. 여기선 연초를 피워도 별다른 민원이 없었다. 지난해 2월 리모델링 공사 때부터 문제가 불거졌다. 동관과 서관 흡연장을 지상 1층으로 옮기면서 민원이 다수 발생한 것이다. 서관 3층에 있는 직장 어린이집에서도 냄새 호소가 많았다고 한다. 이에 LG그룹은 지난 3월 동·서관에 흡연장을 조성하면서 전자담배만 피울 수 있게 했다. LG그룹 관계자는 9일 “연초 흡연에 대한 비흡연 임직원들의 불편 호소가 계속됐다”며 “이런 의견을 수렴해 전자담배 흡연장만 운영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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