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뒷담] 총선 의식했나… 국가결산 발표 11일로 미룬 정부

4월 10일까지 내야 한다는 규정 있는데
돌연 총선 다음 날로 바꿔, 배경 의문


정부가 지난해 국가결산과 과채류 가격 동향 등 일부 민감한 안건의 발표 시기를 총선 이후로 잡았다. 선거 직전 ‘경제 부진’ 공세 소지를 최소화하기 위한 의도적인 지연이라는 해석이 일각에서 나온다.

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1일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2023회계연도 국가결산’ 안건을 심의·의결하고 관련 자료를 배포할 예정이다. 현행 국가재정법은 매년 4월 10일까지 전년도 국가결산보고서를 국무회의에서 의결해 감사원에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해마다 4월 첫째 주 화요일 국무회의를 열고 결산 안건을 의결해왔다. 유일한 예외인 2017년은 3월 26일 의결을 마쳐 오히려 평년보다 처리가 빨랐다.

그런데 올해는 느닷없이 발표 시기를 총선 다음 날로 잡았다. 4월 첫 화요일인 지난 2일에는 국무회의를 열고 공인중개사법 시행령 개정안 등을 평상시처럼 의결했다.

총선을 앞둔 정부가 부정적 보도를 필요 이상 의식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통상 결산 발표 직후에는 국가채무 규모 1100조원, 국가부채 2300조원 등의 부정적인 기사 제목이 쏟아진다. 지난해 발생한 역대 최대 규모의 세수 결손과 불용도 야권의 ‘경제 부진’ 공세에 불을 붙일 수 있다.

기재부는 발표 시기를 의도적으로 지연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여러 사정 탓에 상정이 늦어졌을 뿐 일부러 늦춰 잡으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공교로운 발표 연기는 이뿐이 아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최근 매월 공개하는 주요 농축산물 수급·가격 정보 발표 시기를 2일과 5일에서 선거일인 10일로 연기했다. 센터 측은 “잦은 강우와 추가 조사로 발표가 늦어졌다”고 설명했지만 찜찜함이 남는 것은 마찬가지다. 해당 월보에는 대표적 고물가 품목으로 떠오른 대파, 사과의 동향이 포함된다.

세종=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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