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올 사과 비축량 22% 늘려 ‘金사과’ 막는다

계약재배 확대… 4개 품목 800억 배정
2030년엔 3배로… 장기적 계획도 마련

입력 : 2024-04-03 04:07/수정 : 2024-04-03 04:07
사과 가격이 1년 전보다 88.2% 급등하는 등 지난달 과일류 물가상승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난 2일 서울 한 전통시장에 사과와 배가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올해 ‘금(金)사과’ 사태 재연을 막기 위해 사과 계약재배 물량을 22%가량 늘리기로 했다. 정부가 직접 조절할 수 있는 물량을 확보해 공급 부족 등에 따라 가격이 폭등할 때 대응 여력을 늘리려는 취지다. 2030년까지 이 물량을 지난해 대비 3배 더 늘려갈 계획이다. 기후변화와 농가 고령화에 따른 생산 감소 우려에 대해서는 재배지 확대로 대응하겠다는 복안을 세웠다.

정부는 2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사과 가격 안정책을 골자로 한 ‘과수산업 경쟁력 제고 대책’을 발표했다. 최 부총리는 “사과 공급 부족이 재발하지 않도록 생산·유통·소비 모든 단계에서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추가적 특이요인이 발생하지 않는 한 (물가가) 하반기로 갈수록 빠르게 안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정부는 계약재배 물량 확대를 핵심 수단으로 내세웠다. 계약재배 물량은 농림축산식품부와 농가 간 계약을 통해 정부가 원할 때 시중에 납품할 수 있는 물량이다. 일단 올해 계약재배 물량을 지난해 4만9000t보다 22.4% 많은 6만t으로 늘리기로 했다. 명절 외 시기에도 납품할 물량을 확보해두겠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이 물량을 2030년 15만t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사과와 함께 가격이 급등한 배도 계약재배 물량을 지난해 4만t에서 2030년 6만t까지 확대한다.

가격 상승의 근본 원인인 생산량 감소에 대해서는 재배지 확대와 재해 대응으로 해결하기로 했다. 재배지가 기후변화 탓에 북상하는 점을 감안해 강원도 사과 재배 면적을 2030년까지 지난해의 두 배 수준으로 늘리기로 했다. 지난해 기준 강원도 사과 재배지는 1679㏊로 전체 사과 재배 면적의 5.0%다. 또 생산성이 2배 이상인 스마트 과수원 특화 단지를 2030년까지 1200㏊ 규모 수준으로 조성한다. 지난해 사과 재배량이 30%가량 줄어든 원인인 냉해를 비롯해 태풍·폭염 등은 ‘예방시설 보급’으로 대응한다. 현재 3대 재해 예방시설 설치 면적은 사과·배 재배면적의 1~16% 수준인데 정부는 이를 2030년 30%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계약재배 확대 등 여러 대책을 위해선 관련 예산 확대가 불가피하다. 정부는 올해 사과·배·단감·감귤 등 4개 관리품목 계약재배 예산으로 800억원을 배정해 둔 상태다. 당장 사과 계약재배를 늘린 만큼 올해 예산도 확대 조정해야 한다. 정부 관계자는 “2030년이면 관련 예산을 현재보다 더 크게 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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