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뒷담] 사과·대파 대란인데… 불안한 ‘농식품 바우처’

식료품 물가가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사과 가격이 95개국 중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1일 국가·도시별 통계 비교 사이트 넘베오(NUMBEO)에 따르면 한국의 사과 값은 1㎏ 기준 6.80 달러(약 9163원)를 기록해 95개국 가운데 가장 비싼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1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청과물시장 매대에 사과가 쌓여있는 모습. 최현규 기자

사과·대파 대란 등 농식품 물가 부담이 화두인 가운데 취약계층을 위한 농식품 바우처 사업을 놓고 농림축산식품부 고민이 크다. 내년 전국 단위 본사업으로 전환하면서 지원 단가는 높이지 못해 실질적인 지원 효과가 반감될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나마도 기획재정부 예산 심사 문턱을 못 넘길 가능성이 커 이미 ‘반쪽짜리’ 지원이 더 쪼그라들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농식품 바우처는 국내산 과일, 채소, 계란, 육류 등을 구매할 수 있는 충전식 카드로 취약계층 지원과 국내 농축산물 수요 확보를 위해 2020년 시범사업이 시작됐다. 지원대상은 중위소득 50% 이하 가구다. 지난해 바우처 이용자 중 73.1%가 1인 가구였다. 문제는 현재 지방자치단체 일부를 대상으로 하던 시범사업을 전국 단위 본사업으로 전환하는데 막대한 재원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농식품부는 농식품 바우처 예비 타당성 조사 보고서를 기재부에 제출하면서 예산으로 1조2765억원을 요청했다. 바우처 지원단가(1인 가구 기준)를 2020년과 같은 월 4만원으로 적용한 예산이다. 지난달 기준 2020년 1월 대비 80.6% 오른 과일, 31.2% 오른 채소 등 그간 오른 물가는 반영되지 않은 셈이다. 이용자로선 그만큼 바우처의 효과가 반감되는 결과다.


그러나 이마저 기재부 문턱을 넘기는 쉽지 않은 분위기다. 본사업 전환하면서 농식품부가 요청한 예산이 올해 시범사업 예산보다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148억원에 불과했던 올해 시범사업 예산 대비 100배 수준이다.

기재부로선 급격한 예산 증가가 부담이다. 한 번 본사업이 된 후 예산을 줄이기 어렵고, 물가 상황에 따라 증액 요구가 있을 수 있어서다. 기재부 관계자는 1일 “농식품 바우처 예산은 농식품부와 협의 중”이라며 “예비타당성 조사를 위해 제출한 예산이 그대로 편성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세종=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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