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세영 특파원의 여기는 베이징] 中, 손 쓸 새 없이 밀려온 저출생·고령화… 고통이 시작됐다

중국 베이징의 한 공원에서 할아버지·할머니가 지켜보는 가운데 한 아이가 세발자전거를 타는 모습. 중국에서는 가파른 인구 감소를 막기 위해 두 자녀, 세 자녀까지 허용했지만 신생아 급감 추세를 막지 못하고 있다. AP뉴시스

출생률 1.0… 0점대로 하락 눈앞
산부인과·유치원 줄줄이 폐점
노인층 21.1%… 빈부격차 심각
생산인구 감소로 경제동력 약화

‘인구대국’ 중국의 인구위기가 심상치 않다. 손 쓸 틈도 없이 급속한 저출생 고령화를 맞이한 가운데 구체적인 변화가 속속 가시화되고 있다.

중국 인구는 2022년부터 2년 연속 줄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말 중국 인구는 14억967만명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208만명 감소했다. 2022년 말에도 전년 대비 85만명 감소해 60년 만에 처음으로 인구가 줄었다. 영국 싱크탱크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지난 2월 중국 인구가 2035년까지 2000만명이 더 줄어 14억명을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인구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저출생이다. 중국에서 신생아 수는 2022년 956만명으로 사상 처음 1000만명 아래로 내려왔고 지난해에는 역대 최저인 902만명까지 떨어졌다. 한 자녀 정책이 폐지된 이후인 2016년 1883만명으로 반등했던 신생아 수가 7년 만에 반토막이 난 셈이다. 출생률은 2022년 1.05명에서 2023년 1.0명으로 낮아져 0점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인구 감소를 막기 위해 두 자녀, 세 자녀까지 허용했지만 효과가 없었다.

신생아 급감의 직격탄을 가장 먼저 맞은 곳은 산부인과 병원이다. 광둥 저장 산둥 등 전국 곳곳의 병원들이 분만 서비스를 줄줄이 중단했다. 장시성 간저우시 제5인민병원은 지난달 11일부터 산부인과 진료를 하지 않는다. 딩난 남방 양방병원은 지난 2월 1일부터 시험관 및 난임 시술 등을 그만뒀다. 이들 병원에선 간단한 산전검사 등만 가능하다. 저장성 장산시 중의원도 같은 날부터 분만 시술을 하지 않는다. 지난해에도 저장성 닝보시 인저우2병원과 저장성 창난현 중국전통의학병원이 산부인과 분만 서비스를 중단했다.

수요가 줄면서 다른 과로 옮기는 산부인과 의사도 늘고 있다. 통지대학 부속 제1산부인과 단타오 전문의는 “현재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면 전체 산부인과의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며 “산부인과를 살려야 한다”고 호소했다.

유치원도 지난 2년간 2만곳이 문을 닫았다.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이 교육부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중국 내 유치원 수는 2년 전보다 2만410곳 감소한 27만4400곳으로 집계됐다. 감소 폭은 2022년보다 지난해가 더 컸다. 지난해에만 1만4800곳이 문을 닫았다.

폐교하는 초중교도 속출할 전망이다. 차오진중 베이징사범대 교수는 “2035년 전국 초등학교와 중학교 수요는 9만2800곳, 4만7900곳”이라며 “2020년 대비 각각 5만1400곳과 3800곳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치원과 초중교의 폐쇄는 교사들의 대량 실직을 낳는다.

노인 인구는 급증하지만 관련 복지나 산업은 걸음마 수준이다. 중국의 60세 이상 인구는 지난해 2억970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21.1%를 차지했다. 세계은행 기준으로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이들 인구는 2050년까지 5억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실버산업은 성장하고 있다. 중국의 실버산업 시장 규모는 약 7조 위안(약 1300조원)으로 추산되는데 2035년이면 30조 위안(5573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도 노인 돌봄 제품과 서비스가 부족하다고 보고 세제 혜택 등을 제공하며 실버산업 육성에 나섰다.

하지만 노년층의 빈부격차가 심하고 빈곤 노인이 많다는 게 걸림돌이다. 주요 도시의 경우 노인이 받는 월평균 연금은 3000위안(약 55만원) 이상이지만, 농촌은 다르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1억6000만명의 중국인이 매달 100위안(1만8500원) 정도의 농촌 연금을 받는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 노인이 은퇴 후 재정적으로 자녀에게 의존하거나 소비를 급격히 줄이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유로모니터의 레이첼 허 연구원은 로이터통신에 “중국의 고령 인구는 자신에게 돈을 쓰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하고 소득 불평등도 심하다”며 “유망한 소비자층이지만 가까운 시일에 일본과 한국에서처럼 중요성이 커질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노인 인구는 급증하는 추세다. 향후 10년간 미국 전체 인구와 맞먹는 약 3억명의 중국인이 은퇴한다. 연금제도를 확충하기 어려운 상황에선 노인 일자리 확대가 해법이지만, 진전이 없다. 중국은 정년퇴직 연령이 주요국에 비해 낮은 편인데 남성은 60세, 사무직 여성은 55세, 생산직 여성은 50세로 성별 차등까지 둔다.

경제성장 동력의 약화로 이어지는 생산가능인구(16~59세) 감소는 더 심각한 문제다. 중국의 생산가능인구는 지난해에만 1075만명이 줄었다.

미국 시사지 타임은 지난 1월 “(중국과 달리) 전체 인구가 감소하는 다른 국가들은 국가 생산성 수준 유지를 위해 노동력에서 노인 인구의 역할을 확대하려고 노력한다”고 짚었다. 주요 7개국(G7)에선 2031년까지 1억5000만개의 일자리가 55세 이상 근로자들에게 이동할 것으로 베인앤컴퍼니는 예상했다.

타임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중국의 급속한 인구 불균형이 적절하게 해결되지 못하면 청년실업과 부동산 위기에 직면한 세계 2위 경제대국에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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