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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만에 계약서 초안 뚝딱… 더 똑똑해진 ‘AI 법률 비서’

국내 스타트업 법률 챗봇·GPT 선봬
판례 찾아주고 형량 통계 제공까지
美 리걸테크 공룡, 한국 상륙 앞둬


변호사 A씨는 최근 의뢰인의 저작권 계약 체결을 위해 법률 인공지능(AI)을 활용했다. 서비스 화면에서 AI에 ‘저작권 계약서 초안 작성’을 채팅으로 요청했다. 계약서 초안 작성에 필요한 내용을 알려줬더니 계약서가 단 3분 만에 만들어졌다. 직접 하면 1시간 넘게 걸리는 일이었다. 이렇게 AI가 법률 보조원 역할을 하는 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법률 종합 포털 ‘로톡’으로 유명한 스타트업 로앤컴퍼니가 올해 6월 출시 예정인 AI 서비스 ‘슈퍼로이어’의 시범 장면이다. 로앤컴퍼니는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와 업무협약을 맺고 슈퍼로이어에 들어갈 대형언어모델(LLM) 솔라 리걸(Solar-Legal·가칭)을 개발 중이다. 솔라 리걸에는 443만건의 판례와 함께 법령, 결정례, 유권해석 등 총 16만건의 법률 데이터가 들어간다. 슈퍼로이어는 변호사를 위한 AI 서비스다. 변호사가 채팅으로 법률 서면 개요 등을 알려주면 슈퍼로이어가 초안을 작성할 수 있다. 말하자면 ‘AI 법률 비서’다.

로앤컴퍼니의 또 다른 AI 법률 서비스인 ‘빅케이스’는 일반 시민과 변호사 모두 사용할 수 있다. AI로 관련도 높은 판례를 찾아주거나 변호사 대상으로 형량 통계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국내 다른 리걸테크(legal tech·법률+기술) 스타트업도 AI를 접목한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다. 로앤굿은 지난해 8월 법률 AI챗봇을 선보였다. 최근에는 고도화된 ‘로앤서치’를 출시했다. 현재 개인정보보호법, 선거법, 금융규제 등 3개 분야를 서비스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범죄, 이혼, 교통사고, 음주운전 등의 분야를 추가할 계획이다.

인텔리콘은 지난해 4월 생성형 AI 기반 ‘법률 GPT’를 선보였다. 또 서울시와 협력해 AI 기술을 바탕으로 ‘학교폭력 법률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는 한국 법률에 특화된 ‘라마-2’ 기반 소형언어모델 코알라 개발에 성공해 다양한 응용 서비스를 할 계획이다. 엘박스는 AI를 접목해 판례 검색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회원 변호사를 통해 확보한 판례 262만건 이상을 바탕으로 관련 데이터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시장에 제약 사항이 많아 서비스 개발에 제한이 있다.

게다가 글로벌 리걸테크 기업까지 한국 시장에 곧 진입해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미국 법률정보업체 렉시스넥시스가 곧 한국에 서비스를 시작한다. 렉시스넥시스는 세계 150개국에 고객을 둔 기업으로 직원만 1만여명 규모다. 렉시스넥시스는 지난 8일 생성형 AI 법률 솔루션인 ‘렉시스플러스 AI’의 사전 출시 행사를 열었다. 이 서비스는 오는 19일 공식 출시한다. 다만 현재는 미국법 기반의 서비스다.

하지만 업계는 렉시스넥시스가 수개월 내 AI가 한국법을 학습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리걸테크 업계 관계자는 12일 “국내 리걸테크 AI는 이제 막 발전하는 단계인데 글로벌 기업 서비스가 국내에 들어오면 국내 리걸테크 주도권을 빼앗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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