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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또 ‘친명 일색’ 공천해놓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라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경기 양평군 양평군청 앞 서울·양평 고속도로 국정농단 진상규명 촉구 농성장을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경기 수원정 공천을 받은 김준혁 한신대 교수는 뼛속 깊이 친명이다. 그는 2021년 ‘이재명에게 보내는 정조의 편지’란 책을 출간했다. 김 교수는 당시 “정조대왕과 이재명 경기지사는 모두 개혁 열망을 가진 리더”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최근 ‘왜 이재명을 두려워 하는가’란 책도 냈는데, 이재명은 어떠한 압력과 고난에도 죽지 않는다고 서술했다. 그가 공천받은 배경이 쉽게 이해된다.

민주당이 6일 밤 단행한 ‘친문·비명횡사’ 공천에선 친명 ‘완장’이 공천 보증수표임을 재확인했다. 김우영 전 은평구청장은 강원도당위원장 신분으로 은평을 출마를 선언해 ‘주의’ 조치를 받았음에도 강병원 의원을 꺾고 공천받았다. 그는 친명 외곽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 상임위원장 출신이다. 이 모임의 강위원 사무총장은 광주 서구갑 공천을 노렸으나 성추행·음주운전 논란으로 포기했다. 성남 중원 공천을 받은 이수진 의원은 서울 서대문갑 출마를 선언했다가 포기한 다음날, 친명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빠진 성남 중원으로 갈아탄 인물이다. 그는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재판 중인데, 같은 처지의 기동민 의원은 컷오프됐다. 광주 광산갑은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변호사인 박균택 후보가 공천됐다. 이들에게 패한 인사들은 인지도나 의정활동에서 전혀 부족함이 없는 이가 대부분이다. 단지 이 대표 체포동의안을 온몸으로 막지 않은 공통점이 있다.

결국 능력이나 경륜에 관계없이 이 대표 체제의 방어막이 될 후보들이 공천을 받는다는 공식이 재확인됐다. 이번 민주당 공천의 시작과 끝은 결국 이 대표의 사천(私薦) 논란인 셈이다. 촉망받고 경륜있는 친문·비명 인재들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지고, 친명들은 쉽게 공천받는 비정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이 대표는 “위대한 국민과 당원의 뜻”이라며 ‘혁신 공천, 공천 혁명’이라고 했다. 이렇게 공천해도 민주당 깃발만 꽂으면 당선이라고 보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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