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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화 언제 되나” 엔화 강세 베팅한 투자자들 울상

정책 변화 없어 수익률 부진 지속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함께 일본 중앙은행(BOJ)의 통화 정책 방향도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주된 관심사다. 일본 경제가 만성적인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을 벗어날 조짐을 보이면서 BOJ가 통화정책 정상화(마이너스 금리 탈피)를 준비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있어서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엔화 예금은 94억 달러(약 12조5500억원)로 집계됐다. 2022년(66억1000만 달러) 대비 42.2% 늘어난 수치다. BOJ의 통화정책이 정상화 되면 엔화 가치가 오를 것을 기대해 엔화에 투자한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다. 1월 엔화 예금은 지난해 말(97억 달러)보다는 다소 줄었지만, 이는 엔화 가치 하락으로 미국 달러 환산 수치가 줄어든 것이라는 게 한은 설명이다.

BOJ는 2016년부터 마이너스 금리(-0.10%)를 유지해 오고 있다. 시장에서는 일본 경제가 디플레이션을 벗어나면서 이르면 4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폐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BOJ는 정책 정상화 전제 중 하나로 물가 상승률 2%를 제시했는데 지난해 물가 상승률은 3.8%로 4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이달 일본 주요 기업의 임금 협상도 지난해보다 높은 임금 상승률로 타결될 전망이다.

다만 올해 들어서도 명확한 정책 변화는 나오지 않아 선제적으로 엔화 강세에 베팅한 국내 개인의 성적표는 부진한 상황이다. 이날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도쿄 외환시장에서 1일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0.10엔으로 마감했다. 올해 들어 6.55% 상승한 것인데, 그만큼 엔화 가치는 떨어졌다는 의미다.


엔화 가치 상승과 미국 채권 금리에 동시 투자하려 한 이들 상황도 비슷하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일본 증시에서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일본 반도체 기업 등 개별종목이 아닌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 장기채 엔화 헤지’ 상장지수펀드(ETF)다. 엔화로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그러나 미국 금리 인하 시점이 뒤로 밀리고 BOJ의 통화 정책 시점도 불투명해지며 이 상품의 올해 수익률은 마이너스(-) 6.06%다.

투자자의 관심은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디플레이션 탈피’를 선언할지 여부에 쏠린다. 교도통신은 지난 2일 일본 정부가 물가 상승세를 고려해 23년 만에 디플레이션 탈피를 선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가 물가의 지속적 하락에서 벗어났다고 판단할 수 있는 환경이 정비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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