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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은 “독재” 반발하지만… “생명권 우선” 반론이 우세

의약분업 사태 때도 정당행위 불인정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주최 전국의사총궐기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의사단체들은 경찰 강제 수사에 “독재국가에서나 일어날 일”이라고 반발한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수사 근거가 된 정부 업무개시명령은 헌법상 정당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김택우 의협 비상대책위원장은 3일 총궐기대회에서 “정부가 전공의를 초법적 명령으로 압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비대위는 지난달 21일에도 정부 업무개시명령에 “이성을 상실한 기본권 탄압”이라며 “대한민국이 무리한 법 적용 남용이 가능한 독재국가인지 몰랐다”고 반발했다.

의협 측은 전공의들의 사직은 헌법이 보장하는 직업 선택의 자유를 행사한 것이고 정부가 근로를 강제한다고 주장한다. 향후 정부의 면허정지 처분과 수사, 기소 등이 잇따라 이뤄지면 형사, 행정, 헌법 소송이 제각각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형제에선 생명권조차도 제한할 수 있는데 직업 행사의 자유가 무제한이라고 할 수는 없다”며 “이번 사태에서 직업 행사의 자유보다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 보호가 우선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헌법 37조 2항은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업무개시명령은 의료법, 약사법,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에만 규정돼 있다. 그간 의료계 파업에 네 차례, 2022년 화물연대 파업에 한 차례 발동됐다. 기본권을 제한하는 명령이라 국민 생활에 필수적인 분야에만 제한적으로 발동되고 있다.

2000년 의약분업 사태 때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재정 전 의협회장 등은 진료 거부는 기본권 행사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 재판부는 “진료 거부가 헌법상 기본권에 근거한 입법청원 성격을 갖더라도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중대한 위협에 직면했다는 점에서 결코 정당행위가 될 수 없다”고 했다.

헌법 소송에 정통한 한 변호사는 “업무개시명령 자체가 공익적 필요성 때문에 강제로 일을 하게 하는 것”이라며 “국민 생명을 담보하기 위해 명령을 내린 것이라 위헌성을 주장하는 건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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