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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 질환 남성의 희소식 ‘2세의 꿈’

분당차여성병원 유영동 교수팀, 정자 채취로 50% 넘게 출산 성공


과거 클라인펠터증후군 같은 유전 질환이나 무정자증을 진단받은 남성은 결혼하더라도 2세 계획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체외수정 기술의 발전으로 임신·출산에 성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분당차여성병원 난임센터 유영동 교수팀은 2011~2021년 클라인펠터증후군 남성 118명을 대상으로 ‘현미경적 고환조직 채취술’을 시행해 49.2%(58명)에서 정자를 채취했고 그중 53.5%(31명)는 ‘세포질 내 정자 직접 주입술’로 배우자가 임신과 출산을 했다고 4일 밝혔다.

유 교수는 “세계적으로 여러 연구에서 고환조직 정자 채취율은 30~40%로 보고되는데, 국내 수준은 그보다 높음을 보여준다. 의료진의 숙련도와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난임을 유발하는 클라인펠터증후군은 약 500명의 남아 중 1명꼴로 발생한다. 정상인의 성염색체는 XY로 이뤄지나 해당 질환은 X염색체가 하나 더 존재해 XXY 형태를 보인다. 외형적으로 키가 크거나 고환이 작고, 남성 호르몬 감소로 인한 성선저하증 등의 특징을 보인다. 무정자증 남성의 11%가 클라인펠터증후군으로 집계된다. 사정된 정액에 정자가 부재한 상태인 무정자증은 유전적 이상이나 부적절한 약물치료, 생식기관의 종양·외상 등 여러 원인으로 발생한다.

고환조직 채취술은 무정자증 남성의 고환 내 정세관 조직에서 직접 정자를 분리해내는 방법이다. 클라인펠터증후군 대다수는 양쪽 고환 크기가 3㏄로, 정상 남성(15㏄)보다 작아서 정자가 존재할 것으로 추정되는 조직만 정확히 채취하기가 매우 어렵다. 정자를 얻더라도 운동성, 형태 이상이 동반된 경우가 많아 일반 체외수정 방법으로는 난자와의 수정이 어렵다. 그래서 정자의 운동성을 높이는 추가적인 조치 후 정자를 직접 난자의 세포질에 특수 기구로 주입한다.

유 교수는 “일부 의사는 클라인펠터증후군은 영구적 무정자증으로 아이를 가지를 수 없다는 잘못된 인식을 하고 있어, 진단 후 바로 결핍된 남성 호르몬 보충 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렇게 되면 잔여 생식 기능까지 완전히 없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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