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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스포츠 된 야구… 파워 엘리트들의 ‘동맹’있었다

[책과 길] 야구의 나라
이종성 지음
틈새책방, 328쪽, 1만8000원

입력 : 2024-02-29 18:28/수정 : 2024-02-29 18:31

야구는 어떻게 한국 최고의 인기 스포츠가 됐을까. 스포츠는 어떤 방식으로 사회와 상호작용하고 성장할까.

‘야구의 나라’는 어릴 때부터 TV로 야구 중계를 보고 야구 기사 읽는 걸 좋아하던 저자가 야구를 국민 스포츠로 만든 한국 파워 엘리트들의 ‘야구 동맹’을 분석해 정리한 책이다. 저자는 일제 강점기부터 2000년대까지 야구가 인기를 유지하게 된 과정을 추적했다. 야구의 인기가 자본이나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만으로는 평가할 수 없는 사회적 상호 작용의 결과물이라는 것을 이 책은 보여준다.

야구는 해방 전 명문학교들이 주로 하던 스포츠로 질시의 대상이었다. 공 하나만 있으면 되는 축구와 달리 비싼 장비가 필요해 야구는 귀족 스포츠에 속했다. 일제는 일본 고교야구인 고시엔 대회의 예선을 조선에서도 열어 야구를 통한 내선융화(일본인과 마찬가지로 조선인에게도 천황에 대한 충성을 요구하고 신사참배, 창씨개명 등을 강요한 정책)를 꾀했다.

해방 후에도 야구는 지역 명문교를 상징하는 스포츠가 됐다. 학창시절 야구에 열광했던 엘리트들은 모교의 야구를 지원했고, 엘리트들이 장악한 언론계도 야구 대회를 열어 신문 판촉에 나섰다. 프로야구가 출범하는 데에도 엘리트들의 힘은 절대적이었다. 미국 유학을 경험한 야구 명문교 출신 엘리트들이 정계와 재계를 장악하면서 유럽에 뿌리를 둔 축구보다 야구가 한 발 앞서게 됐다. 고교 야구를 통해 발산된 지역주의는 프로 야구에 그대로 이식됐다.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야구의 나라’를 관통하는 키워드인 ‘학연’은 한국 주류 사회가 야구를 사랑하게 된 출발점”이라며 “엘리트들의 야구 동맹은 해방 직후 청룡기 야구대회가 만들어지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으며 은행단 야구 팀의 창단과 프로 야구 출발에도 산파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이종성은 영국 레스터 소재 드몽포트대학교에서 스포츠 문화사로 석·박사 학위를 받고 현재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스포츠 문화사’(2014) 등이 있다. 프레시안에서 기자로 일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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