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받아 좋아했는데… ‘공사 무산 위기’ 급증

1·2월 보증사고 2134억원 5곳
분양·환급이행 선택… 입주 지연
지난해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


부동산 개발 주체인 시행사나 시공을 맡은 건설사가 자금난에 빠져 아파트 신축 공사를 중단하는 보증사고가 연초부터 급증했다. 이런 사고가 나면 입주 지연은 물론 금융 혜택 중단에 따른 비용 증가, 최악의 경우 사업 백지화까지 분양 계약자가 무더기로 피해를 본다. 올해 사고액 증가세는 13년 만에 1조원을 훌쩍 넘긴 지난해보다 가파르다.

국민일보가 28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받은 현황을 보면 올해 1∼2월 발생한 분양·임대 보증사고 금액은 213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57억원의 3배를 넘겼다. 사고 사업장 수는 1곳에서 5곳으로 늘었다.

입주자 모집 후 계약까지 마친 신축 아파트를 약속대로 짓지 못하게 된 ‘분양 보증사고’는 지난 2월 광주 동구 사업장 1곳에서 797억원 규모로 발생했다. ‘아델리움’이라는 브랜드로 집을 짓는 광주 소재 한국건설이 계약자 대신 내주기로 한 중도금 대출 이자를 납입하지 못하면서 사업을 접었다.

올해는 임차인을 먼저 모집한 민간 임대아파트가 공사를 이어가지 못하게 된 ‘임대 보증사고’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면서 피해 규모를 더욱 키웠다. 광주 3곳, 전북 익산 1곳 등 모두 4곳에서 1337억원어치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분양 보증사고만 1건이었다. 광주 보증사고 3건은 모두 한국건설이 짓던 임대주택이다.

익산에서는 임대아파트와 오피스텔이 섞인 주상복합주택 ‘유은센텀시티’를 조성하던 시행사(더유은)가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고 올해 1월 보증사고를 냈다. 시공을 맡았던 호남 기반 거송건설은 법정관리 절차를 밟고 있다.

보증사고가 발생하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면에 나선다. 일반적으로 아파트를 30가구 이상 지어 분양하는 사업은 의무적으로 HUG 보증을 받아야 한다. 계약자들은 아파트를 끝까지 지어서 집을 받는 ‘분양이행’과 그동안 낸 분양대금을 돌려받고 집은 포기하는 ‘환급이행’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원칙적으로는 분양이행이 우선이다. 환급이행은 아파트 계약자의 3분의 2 이상이 원해야 한다. 이때 사업장은 매각한다. 아파트가 이미 80% 이상 올라간 상태라면 자동으로 분양이행을 진행한다. HUG가 사업 주체를 맡아 공사를 이어가더라도 입주 지연은 불가피하다. 시공사를 새로 선정해야 하는 경우 이 작업에만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 계약자들이 분양 당시 약속받은 중도금 무이자 같은 금융 혜택도 사라진다.

2021년과 2022년 한 건도 없던 분양·임대 보증사고는 지난해 10건을 기록했다. 사고액은 1조1210억원으로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가 이어진 2010년(2조1411억원) 이후 최대였다. 올해는 두 달 만에 5건을 기록한 데다 사고액도 2100억원을 넘어섰을 정도로 증가 속도가 빨라 연간 보증사고 규모가 지난해 수준을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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