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영수 영전에 고개숙인 윤 대통령… 보수 결집 총선 행보?

현직 대통령으론 첫 생가 방문

환영 주민들과 악수 후 곳곳 둘러봐
15차례 토론회서 4차례 박정희 극찬
ROTC 임관식 “힘에 의한 평화”강조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박정희 전 대통령 부인 고(故) 육영수 여사의 충북 옥천 생가를 방문해 참배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육 여사 생가를 찾은 건 대선 경선 후보 시절인 2021년 8월 이후 두 번째이고 역대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첫 방문이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인인 육영수 여사의 생가를 방문했다. 현직 대통령이 육 여사 생가를 찾은 것은 처음이다.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대선 경선후보 시절이었던 2021년 8월 이후 두 번째 방문이다. 이번 행보와 관련해 오는 4월 10일 총선을 앞두고 보수층을 의식한 방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충북 옥천군에 있는 육 여사 생가를 찾아 헌화와 묵념으로 예를 표했다고 김수경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윤 대통령이 생가 입구에 도착하자 많은 주민들이 환영했고, 윤 대통령은 주민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화답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방명록에 ‘어려운 분들과 어린이를 사랑해 주신 육영수 여사님의 어진 뜻을 기억하며 국민을 따뜻하게 살피겠다’고 썼다.

윤 대통령은 참배 뒤 현지 해설사의 안내로 생가 곳곳을 둘러봤다. 윤 대통령은 “어릴 적 육 여사가 세운 남산어린이회관에 가기도 했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충북 괴산군 육군학생군사학교에서 열린 학군장교(ROTC) 임관식 참석 일정이 확정되자 인근인 육 여사 생가를 함께 찾기로 직접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육 여사 생가 방문은 윤 대통령이 최근 공개발언을 통해 박정희 전 대통령을 높이 평가하는 것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윤 대통령은 올해 들어 15차례의 민생토론회 중 4차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3차 토론회에서 “우리나라에 선각자가 있었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은 돌아가시기 전 서울시의 1년 예산에 준하는 정도를 반도체에 투자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지난 22일 14차 토론회에서는 “박 대통령이 최초의 원자력 장기계획을 수립해 우리 원전사업을 일으켰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과도 3차례 만나는 등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보수 민심을 의식한 행보로 보일 수 있겠지만, 윤 대통령이 실제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이뤄낸 업적에 대해서는 존경심이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후 육·해·공군 및 해병대 장교로 임관하는 ROTC 임관식에 참석했다. 현직 대통령이 ROTC 임관식에 참석한 것은 2008년 이명박 대통령 이후 16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축사에서 “총선을 앞두고 북한이 사회 혼란과 국론 분열을 목적으로, 다양한 도발과 심리전을 펼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상대 선의에 기댄 ‘가짜 평화’가 아닌, 압도적인 능력과 대비 태세에 기반한 ‘힘에 의한 평화’를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2002년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조천형 상사의 딸 시은씨가 학군후보생으로 행사에 참석한 사실을 소개하던 중 울컥한 듯 8초가량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조씨는 아버지를 따라 군인의 길을 걷겠다며 지난해 2월 학군단에 입단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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