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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계 구심점 될까

임종석 공천 놓고 충돌 배경

‘텃밭’ 출마… 지도부 반기 모양새도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가운데)이 지난 7일 오후 서울 성동구청에서 열린 서울특별시새마을회 제18~19대 회장 이임식 및 제20대 회장 취임식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더불어민주당 총선 공천의 ‘뇌관’이었다. 임 전 실장이 27일 서울 중·성동갑 공천에서 배제되며 민주당의 공천 갈등이 폭발하는 모양새다.

임 전 실장 공천 문제가 친명(친이재명)계와 친문(친문재인)계 간 정면 충돌의 화약고가 된 이유는 복합적이다. 임 전 실장이 일각에서 제기되는 문재인정부 책임론의 상징적 인사이며,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운동권 출신의 핵심 인물이기 때문에 공천 논란이 증폭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또 임 전 실장이 민주당 지도부가 ‘전략공천지역’으로 선정한 서울 중·성동갑만 고수하면서 갈등이 불가피했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오는 4월 10일 총선 이후를 고려한 민주당 내부의 헤게모니 싸움이라는 설명에 힘이 실린다. 재선 국회의원 출신에다 문재인 대통령의 첫 비서실장을 지낸 임 전 실장이 총선에서 승리해 3선 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할 경우 비명(비이재명)계 구심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총선 이후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차기 대선까지 구상하는 친명계가 임 전 실장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에 속한 한 친명계 의원은 “임 전 실장이 출마할 경우 ‘문재인정부 심판론’이 강화돼 ‘윤석열정부 심판론’의 힘이 떨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임 전 실장이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3기 의장을 지낸 ‘86운동권’ 출신 정치인이라는 점도 논쟁 지점이다. 다른 친명계 의원은 “임 전 실장의 출마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86운동권 청산론’에 좋은 공격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전략공천지역’으로 선정한 서울 중·성동갑을 고수하는 것과 관련해 임 전 실장이 이재명 대표 지도부에 노골적으로 반기를 든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갈등의 본질은 향후 민주당 권력 구도를 둘러싼 파워게임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임 전 실장은 친문·86그룹의 대표주자이면서 동시에 호남(전남 장흥) 출신인 민주당의 주류다. 친명계 입장에서는 임 전 실장의 힘을 빼야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도 당권을 계속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아직 이르긴 하지만 차기 대권 구도도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민주당에서 임 전 실장은 적자(嫡子)로 평가되기 때문에 이 대표가 위협을 느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친명계는 총선 이후 임 전 실장이 비명계를 규합하는 상황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동환 신용일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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