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전체기사

대·내외 경영 불안… ‘관료 출신’ 사외이사 세우는 대기업

정부 소통 인적 네트워크 활용 분석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지난해 1월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스위스 순방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기업들이 정부부처 고위직 출신 인사 모시기에 나섰다. 현 정부 최측근부터 전 정부 요직을 맡았던 인사까지 잇달아 사외이사로 영입하고 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을 다음 달 29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김 전 실장은 지난해 3월까지 윤석열 정부 초대 안보실장을 지냈다. 김 전 실장은 윤 대통령과 서울 대광초 동창으로 50년 지기로 알려져 있다.

김 전 실장 영입 배경에 대해 HD한국조선해양은 “전체 매출의 약 90%가 해외에서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각국의 보호무역 기조가 점차 강화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김 전 실장이 가진 외교·통상 분야 풍부한 지식과 경험은 회사의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해 사외이사 후보자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HD한국조선해양 모기업인 HD현대는 박근혜 정부 때 국토교통부 장관을 지낸 서승환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를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다음 달 주총에서 성윤모 중앙대 석좌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성 석좌교수는 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2018년 9월부터 2021년 5월까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맡았다.

삼성그룹도 잇따라 관 출신 사외이사 영입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다음 달 20일 주총에서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신 전 위원장은 금융·재정 전문가로 회사의 자금 운용과 글로벌 전략 등 다양한 방면에서 전문적인 조언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2013년 3월부터 2016년 1월까지 산업부 장관을 역임한 윤상직 전 국회의원과 국토부 차관 출신 이원재 주택산업연구원 고문을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맞이한다. 삼성전기는 정승일 전 한국전력 사장을 사외이사 후보로 내정했다.

이밖에 에쓰오일은 고승범 전 금융위원장을,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허태웅 전 농촌진흥청장을, LS일렉트릭은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을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대기업들이 앞다퉈 관료 출신을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것은 대내외 경영 환경이 불확실한 가운데, 이들을 밑거름 삼아 정부와 소통 접점을 늘리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들이 보유한 인적 네트워크에 대한 기대를 걸고 사외이사로 영업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대기업들이 정부를 상대로 한 로비에 사외이사를 활용하거나 외풍의 ‘방패막이’로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