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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가뒷담] 공무원 집필은 되고 방송은? ‘제2 충주맨’ 하늘의 별따기

겸직 지침 탓… “본업 불충실” 시선도


지난달 책 ‘환자명: 대한민국’을 출간한 중앙 부처 사무관이 최근 지상파 방송 출연 제의를 받았지만 출연 여부는 불투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송에 나가 강의를 하는 것도 공무원에게는 겸직 허가 대상이어서다.

2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기재부 인사과는 현재 송모 사무관의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출연 승인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송 사무관은 사회 갈등·저출산·계층 이동성 하락을 한국의 ‘3대 병증’으로 지목한 내용의 책을 냈다. 이 책은 주요 온라인서점에서 사회·정치 분야 판매량 20위 이내에 들며 반향을 얻었다. 이를 주목한 EBS가 작가 자격으로 출연을 요청했다.

책을 펴낸 기재부 공무원은 이전에도 있었다. 주중대사관 상무영사를 지낸 과장급 직원은 경력을 살려 광둥성 일대의 잠재력을 강조하는 교양서를 썼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과장 시절 교양 수준의 경제 입문서를 집필했다.

공무원에게 서적 출판은 상대적으로 ‘겸직’의 허들이 낮다. 현행 국가공무원 복무·징계 관련 예규는 일회성으로 책을 써서 인세가 발생한 경우 겸직 신고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웹소설처럼 주기적으로 글을 연재해 수익을 내야 허가 대상이다.

반면 대부분 외부 영리활동은 일회성이라도 엄연히 심사를 거쳐야 한다. 외부 방송 강의도 마찬가지다. 유튜브 등을 활용한 개인방송 운영은 별도의 활동 지침까지 존재한다. ‘충주시 홍보맨’ 김선태씨 같은 사례가 드문 이유다. 기재부 관계자는 “송 사무관의 (방송 출연 가능 여부를) 예단하기 어렵다. 원칙적으로 살펴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근 기재부에서는 사무관 5명이 공직을 떠나 법학전문대학원 등으로 진학해 충격을 안겼다. 낮은 수입 외에 경직된 분위기가 이유로 거론됐다. 동료의 자아실현을 바라보는 시선도 썩 좋지 않다. 한 직원은 “본업에 충실하지 않다는 인상을 주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세종=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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