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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군함 사업 운명의 날… 입찰 참가 제한 여부 판가름

방사청 27일 입찰 제한 안건 심의
군사기밀 유출 유죄 판결 후속조치
“이미 불이익” vs “입찰제한 별개”

뉴시스

방위사업청은 27일 HD현대중공업의 입찰 참가자격 제한 안건을 심의한다. 군사기밀 유출로 물의를 빚었던 HD현대중공업이 ‘부정당 업체’로 지정되면 일정 기간 해군 함정 사업에 참여할 수 없다. 사실상 국내 특수선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셈이다. 제한을 주장하는 측과 유지를 요구하는 측이 청렴서약서의 의미, 이중처벌, 국내 특수선 시장 독점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은 2012년부터 약 3년간 ‘한국형 차기 구축함 사업(KDDX)’과 관련한 군사기밀 12건을 군으로부터 몰래 취득한 후 회사 내 비인가 서버를 통해 공유한 혐의(군사기밀보호법 위반)로 지난해 11월 유죄 판결을 받았다.

HD현대중공업은 KDDX 사업 입찰에 참여하면서 정부가 요구하는 청렴서약서를 작성했다. 서약서는 방위사업 관련 특정정보(군사기밀 포함)의 외부 제공을 금지하고 있다. 서약 내용 위반 시 입찰참가자격 제한(5년 이내), 방산업체 지정 취소 등 행정처분이 가능하다.

서약서에 대한 해석은 이번 심의의 주요 쟁점이다. 유지파는 일반 직원의 개인적 일탈은 청렴서약서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방위사업법은 청렴서약서 제출 대상을 ‘대표 및 임원’으로 규정한다. 군사기밀을 취득하고 공유한 HD현대 직원들은 모두 비임원으로, 청렴서약서 작성자가 아니었다. 법제처는 지난 2017년 방사청 공무원에게 향응을 제공한 한화탈레스(현 한화시스템) 직원이 ‘대표 및 임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한화탈레스의 입찰참가자격 제한은 불가능하다고 답변한 바 있다.


하지만 청렴서약서는 대표 및 임원이 개인 자격이 아니라, 회사 전체를 대표해 작성하는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실제로 방위사업법 시행규칙에 따른 청렴서약서 서식은 ‘우리 회사는’으로 시작한다.

입찰 배제가 HD현대에 대한 이중처벌인지 여부를 둘러싼 의견 대립도 팽팽하다. 방사청은 지난해 유죄 확정판결 이후 군함 등 특수선 입찰에서 HD현대중공업에 1.8점의 보안사고 감점을 적용하고 있다. 방위산업 특성상 1.8점 감점은 사실상 당락을 가른다. 지난해 7월 해군의 차기 호위함인 ‘울산급 배치-III 5·6번’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화오션의 평가점수는 HD현대중공업과 0.1422점 차이에 불과했다.

반면 제한파는 입찰 자격을 제한하는 ‘행정처분’과 ‘감점’은 전혀 다른 목적으로 설계된 제도라고 강조한다. 보안사고 감점은 발주처인 국가가 자신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계약 상대방을 고르기 위해 적용하는 기준이고, ‘부정당 업체’ 지정은 국가가 기업의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는 행위라는 것이다.

HD현대중공업이 국내 특수선 시장에서 배제되면, 한화오션의 독점 체제가 공고해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시장경쟁이 사라져 함정 품질이 떨어지고, 해군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화오션 측은 “현재 HD현대중공업의 특수선 수주 잔량은 13척으로 3척의 한화오션보다 많다”며 “독점이 우려된다는 주장에는 설득력이 없다”고 말했다.

황민혁 기자 ok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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