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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찬주의 바다와 기후변화] 갈수록 줄어드는 바닷속 산소… ‘죽어가는 지구’ 살릴 길은?


용존산소 최근 50년간 평균 1~2% ↓
2100년까지 최대 7% 줄어들 듯
지구온난화 영향… 어패류 치명타
온실가스 배출 제한 등 대책 시급

“산소 같은 너 (중략) 죽어가고 있잖아.”

덴마크 음악가 마틴의 ‘Show The World’를 번안한 곡으로 ‘국민 남동생’ 샤이니가 2008년 발표한 첫 정규 앨범 ‘샤이니 월드(The SHINee World)’의 주제곡인 ‘산소 같은 너’의 일부이다. 사랑의 변화를 얼음과 물, 산소에 비유해 너무 사랑하지만 잡을 수 없는 아픔을 표현한 노래다. 지구에서 생명체가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산소는 대기에서 질소 다음으로 많은 부피(21%)를 차지하는 기체로, 바다에도 녹아 있는데, 이를 바다 용존산소라고 하며 지구온난화를 포함한 다양한 요인으로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지구 생산 산소 절반이 바다에서

바다 용존산소의 양은 공기 중에 있는 산소가 바닷물에 녹아서 바다로 유입되는 과정, 식물플랑크톤과 해조류 등의 광합성에 의한 생산, 바다 생물의 호흡에 의한 소비, 유기물의 산화 과정 등을 통해 조절된다. 과학자들은 지구에서 생산되는 산소의 약 절반이 바다에서 나온다고 추정한다.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따르면 1960년 이후 최근 50년간 전 세계 바다 용존산소는 평균 1~2% 줄었으며 2100년까지 최대 7% 감소할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바다 용존산소 감소의 절반 정도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바다 수온 상승 때문에 일어난다. 문제는 용존산소 감소가 지구온난화로 가속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수천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전 세계 바다의 산소 농도가 1~2% 감소하는 것은 별것 아닌 것처럼 여길 수 있다. 그러나 다음 두 가지 면에서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첫째, 산소 감소가 발생하는 해역 중 많은 곳이 어류와 어패류의 생산성이 매우 높은 곳이므로 이러한 산소 감소가 지속된다면 생산성이 심각하게 줄어들 수 있다. 이러한 해역에는 멕시코만 북부, 캘리포니아 연안과 태평양 북동부, 체서피크만, 발트해, 흑해, 지중해와 더불어 발해만, 서해 등 우리나라 주변 바다도 포함된다. 둘째, 산소 감소는 발생 면적이 유럽 전체 대륙 면적에 해당할 정도로 상당히 넓은 해역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해역에 따라 감소 정도가 상당히 달라 일부 해역에서는 전 세계 평균보다 10배 이상 크다는 점이다.


바다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

바다 용존산소 감소는 연안에서 나타나는 경우와 대양에서 나타나는 경우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연안에서는 부영양화(바닷물에 영양염이 지나치게 많은 상태)의 영향으로 용존산소가 매우 낮아질 수 있다. 부영양화가 일어나면 조류가 급격하게 번성하고, 번성한 조류가 죽게 되면 박테리아가 조류를 분해하는 데 산소를 많이 소모하므로 용존산소가 매우 낮아진다. 이 경우 대부분 생물이 살 수 없는 ‘데드존’이 나타난다. 데드존으로 불리는 이유는 용존산소가 지나치게 낮아 생물 대부분이 죽거나 이동할 수 있는 생물은 다른 해역으로 이동하게 되어 생물학적인 사막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데드존은 1960년대에 약 50개였는데 이후 10년마다 2배씩 증가하여 2010년에는 500개로 10배나 늘어났다고 한다.

둘째, 대양의 중층(100~1000m)에서는 ‘산소 최소층’이 있는데, 이 산소 최소층이 넓어지고 있으며 그 주요 원인으로 지구온난화가 거론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바닷물이 따뜻해지면 공기에 있는 산소가 바닷물에 적게 녹게 되며 바다 표층과 심층 사이의 순환은 약해지고 밀도 차이는 벌어져 상층에 있는 산소가 심층으로 잘 전달되지 않게 된다. 이와 함께 강물과 대기에서 유입되는 영양염의 증가로 번성하는 조류가 산소를 많이 소모해 데드존이 형성된다. 이외에도 수온이 증가하면 바다 생물이 필요한 산소 요구량이 증가한다. 즉 수온이 상승하게 되면 생물이 성장하고 산란하는 데에 필요한 에너지를 생성하고 환경 스트레스를 견디는 데에 필요한 산소량이 더 많아진다.

바다 용존산소 감소는 바다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예를 들면 저산소 환경에서 잘 견디는 해파리 같은 생물은 늘어나고 참치나 청새치, 상어와 같이 덩치가 크고 빠르게 헤엄쳐 산소가 많이 필요한 물고기는 성장이 저해되거나 개체 수가 줄어들 수 있다. 이는 어업과 관련 산업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빈산소 수괴로 대규모 양식장 피해

데드존에서는 용존산소의 농도가 낮은 바닷물 덩어리인 빈산소 수괴가 발생하는데,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빈산소 수괴 발생 시기와 세기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온도와 강우 변화와 연관이 있다고 한다. 최근 10년간(2011~2020년) 빈산소 수괴 변화를 분석한 결과 빈산소 수괴가 가장 심각했던 때는 2020년으로 표층까지 빈산소 수괴가 확장되어 대규모 양식장 피해가 발생하였다고 한다. 장기간의 여름철 집중호우로 인해 많은 영양염과 유기물이 바다로 흘러든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한다.

빈산소 수괴는 전 세계적으로 연안 내만 해역에서 여름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서해안의 시화호, 천수만, 영산강 하구, 남해안의 가막만과 진해만, 동해안의 양양 남대천 하구 등에서 주로 발생한다. 심각한 빈산소 수괴가 자주 발생하는 진해만의 경우 내만에서 빈산소 수괴가 발달하기 시작하여 9월에는 진해만의 거의 절반이 빈산소 환경이 되었다가 수온이 낮아지는 가을에 사라지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연안역의 빈산소 수괴 발생과 별개로 대양의 특성이 나타나는 동해에서도 저층의 산소가 점점 감소하는 현상이 보고되었다.

바다 용존산소 감소는 바다 온난화, 바다 산성화와 함께 바다의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요인으로 그 피해가 가장 심각하다고 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증가하면 위 3가지 주요 요인이 함께 일어나며 영양염 유입 증가로 발생하는 부영양화는 바다 산성화와 용존산소 감소를 더욱 가속화한다. 결과적으로 바다는 이러한 위협의 누적된 영향으로 지구 역사상 가장 큰 위험에 직면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바다가 샤이니의 노래처럼 산소 부족으로 죽어가기 전에 온실기체 배출 제한과 온난화를 줄이는 신속한 실행이 필요하다.

장찬주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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