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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부터 예능까지… 성공은 ‘팬덤’이 결정한다

‘크라임씬’ 정주행 열풍
팬덤 전략, 영상도 유효
퀄리티 나쁘면 더 혹평

티빙 오리지널 ‘크라임씬 리턴즈’(왼쪽)와 ‘환승연애3’는 예능 프로그램 중 팬덤을 갖춘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크라임씬 리턴즈가 7년 만에 돌아오면서 전작을 찾아보려는 팬들이 늘어났고, 이전 시즌이 티빙 톱 20 순위에 대거 올랐다. 환승연애는 연애 프로그램으로 독보적 입지를 굳히면서 시즌3까지 이어지고 있다. 티빙 제공

드라마도 예능도 ‘팬덤’의 시대다. 콘텐츠 시장이 파편화, 개별화하면서 팬덤의 중요성이 점차 커진다. 팬덤의 ‘화력’이 새로운 팬들을 끌어들이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성공에 매우 중요한 요소다.

최근 시청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인기를 끄는 프로그램들의 공통점은 강력한 팬덤이 형성돼있다는 점이다. 프로그램 자체의 팬덤이든, 연출자의 팬덤이든, 원작의 팬덤이든 ‘아묻따’(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시청자가 있다. 그 화력에 힘입어 시청률이나 화제성 지표에서도 주목을 받는다. 한 방송계 관계자는 25일 “아주 새로운 트렌드는 아니지만, 이런 경향성이 더 짙어지고 팬덤을 형성하는 영역은 다양해졌다. 과거엔 스타 PD의 명성에 기댄 소수의 프로그램만 가능했던 게 범위가 넓어졌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이 잘 드러나고 있는 건 지난 9일 티빙이 공개한 ‘크라임씬 리턴즈’다. 7년 만에 OTT로 플랫폼을 바꿔 돌아오며 이전 시즌들보다 규모는 키우고 스토리는 더 탄탄해졌다. 추리 예능인 ‘크라임씬’은 N차 정주행을 하는 팬들이 많았던 만큼 ‘크라임씬 리턴즈’ 공개 첫 주에 티빙 유료가입기여자수 역대 2위에 등극했다. ‘크라임씬 리턴즈’를 보기에 앞서 이전 시즌을 다시 보려는 팬들 덕에 ‘크라임씬2’ ‘크라임씬3’도 티빙 톱 20에 오르며 정주행 열풍이 불기도 했다.

OTT 시장 최대 강자인 넷플릭스가 주춤한 사이 티빙은 팬덤을 적극 활용해 덩치를 키운 대표적인 사례다. 연애 프로그램으로는 독보적 입지를 점한 ‘환승연애’가 시즌3까지 이어지며 시청자들을 붙들고, 인기 웹툰을 드라마화한 ‘이재, 곧 죽습니다’ ‘운수 오진 날’은 국내외에서 연이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에 티빙은 지난해 11월 대비 지난 1월까지 신규 가입자가 26% 상승하며 유료가입자 400만명을 돌파했다.

‘팬덤 전략’이 영상 콘텐츠에도 유효하다는 게 확인되면서 예능은 프랜차이즈 IP 혹은 스타 PD를 확보하고, 드라마는 웹툰을 영상화하는 전략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말 열린 JTBC 예능 기자간담회에서 임정아 JTBC 예능제작본부장은 “나영석 PD의 팬덤이 어마어마하듯, 예능에도 강력한 팬덤이 필요하다”며 “스포츠 예능을 통해 팬덤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최강야구’나 ‘골 때리는 그녀들’ 같은 스포츠 예능은 꾸준히 인기를 끌고, 스포츠 중계권을 확보한 OTT는 시청자 유입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이 때문에 공개를 앞둔 콘텐츠의 상당수는 프로그램을 기다리는 팬들이 어느 정도 확보된 것들이 많다.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닭강정’이나 드라마 ‘비밀의 숲’의 스핀오프인 ‘좋거나 나쁜 동재’, 팬층이 두터운 티빙 오리지널 ‘여고추리반’, 넷플릭스 ‘좀비버스’ 등이다. 인기 연출자인 이진주 PD가 제작한 ‘연애남매’나 김태호 PD의 ‘지구마불 세계여행2’도 있다.

하지만 팬덤을 등에 업은 콘텐츠가 늘 성공하는 건 아니다. 원작이 있는 드라마는 원작을 잘 구현하지 못할 경우 더 큰 혹평을 들으며 새로운 시청자의 진입을 막게 되고, 프랜차이즈 지식재산권(IP) 작품은 전작을 뛰어넘지 못하면 좋은 평을 듣기가 더 어렵다. 한 방송국 관계자는 “팬덤이 강력하다는 건 양날의 검”이라며 “결국 프로그램의 퀄리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성공을 못하는 건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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