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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취소 등 피해 환자 무더기 손배소 가능성

복지부 센터, 피해사례 189건 접수
법조계, 배상 청구 가능 관측 우세

전공의 파업이 이어지는 25일 서울 국립중앙의료원이 야간 및 휴일 비상진료 체제로 돌입하고 있다. 최현규 기자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수술 취소 등 피해를 본 환자 측의 무더기 손해배상이 제기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수술도 일종의 계약인 만큼 의무 불이행에 따른 배상 청구가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19일부터 운영 중인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 지원센터에는 22일까지 피해사례 총 189건이 접수됐다. 22일 하루에만 40건이 새로 접수됐는데 수술 지연 27건, 진료 거절 6건, 진료예약 취소 4건, 입원 지연 3건이다. 수술 취소 지연 사례 중에는 암 수술 등 다양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복지부 지원센터에는 법률구조공단 소속 변호사 등이 파견근무를 하고 있다. 실제 소송 등이 가능한 사례를 선별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법무부는 25일 신속한 법률 자문을 돕기 위해 복지부에 검사 1명을 파견하기로 했다.

손해배상 소송이 제기되면 의료기관 법인과 의사 개인이 피고가 될 수 있다. 법조계에서는 우선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이 불법 행동이라는 점이 별도의 형사사건에서 인정될 경우 민사 배상 판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초동의 한 중견 변호사는 25일 “집단행동을 통한 불법행위가 인정되고, 그로 인해 수술이 잡혀 있었던 개별 피해자들에게 피해를 준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면 위자료 청구 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대구지법은 2005년 경북 포항의 모 병원이 박모군과 가족에게 5억50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당시 박군은 2000년 10월 병원 응급실을 찾아 장중첩증 진단을 받았으나 병원은 수술을 거부했다. 박군은 다른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지만 간질, 언어장애, 지적장애 등 장애를 안게 됐다. 병원 측은 “전공의, 수련의들 파업으로 수술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그런 사유만으로 병원이 면책되지 않는다”며 “파업을 이유로 병원을 옮기게 해 상태를 악화시킨 점이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2007년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이 확정됐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진료 의무가 있는데 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환자 상태가 악화할 경우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형사적 불법 행위를 검토해 볼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나성원 양한주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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