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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도 고령화” 정부 설득에도… 증원 불가 고수하는 의료계

정부 “의사 수 부족·은퇴 대비” 호소
의료계 “현재도 과잉공급… 필요 없어”
정부 “2000명” vs 의료계 “0명” 대치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가 전국적으로 확산한 21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대형병원에서 여성 환자와 휠체어를 탄 남성 환자가 진료 대기시간 안내문을 읽어보고 있다. 윤웅 기자

의료 공백이 현실화한 후에도 정부와 의료계는 의대 증원 자체에 대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고령화에 따른 의료 수요 증가 등을 근거로 “2000명도 부족하다”는 정부 예측에도 의료계는 “증원은 필요하지 않다”며 ‘0명’을 고수하고 있다.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의료계가 편향된 근거에 기대 반대 입장만을 고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양측의 갈등은 현재 의사 수 부족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차에서 비롯됐다. 정부는 당장 상대적 의사 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부족하다고 본다.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 이후 전날 열린 첫 TV토론(MBC 100분토론)에서 정부 측 패널로 나온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2021년 기준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2.6명으로 OECD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며 “OECD 국가들이 최근 의대 정원을 크게 늘렸는데, 이를 반영하면 우리나라가 2배 늘리지 않는 한 격차는 더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 등 의료계는 ‘전면 백지화’만 주장하고 있다. 정부가 ‘2000명 증원’을 발표하기 전 의료계와의 논의에서 먼저 규모를 제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이를 두고 정부 정책 결정에 일부 직역의 요구가 반드시 관철돼야 한다고 보는 것 자체가 특권의식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의협 역시 논의 테이블에서 단 한번도 적정 규모를 제시하지 않았다.

특히 의료계는 현재도 의사가 ‘과잉 공급’되고 있기 때문에 미래 의사 수 역시 부족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이동욱 의협 경기도의사회장은 토론에서 “출생아가 줄어들고 있어 앞으로 (상대 의사 수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의협 의료정책연구원은 2047년엔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OECD 평균을 넘어서게 된다고 했다.


그러나 정부는 고령화로 인한 의사 은퇴(감소) 규모도 고려해야 한다고 반박한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은퇴를 감안하지 않고 (현 증가율을) 기계적으로 넣은 것은 잘못된 추계이고 팩트 자체가 잘못돼 있다”고 지적했다.

박 차관은 또 “예전에 351명을 감원하지 않았다면 2035년에 1만명 정도 더 배출됐을 것”이라며 “전체적인 라이프사이클 시각에서 봤을 때 이것은 추가 증원이 아니고 보완에 가까운 것이다. 기존에 안 했던 것을 보완하는 판단으로 2000명을 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고령화로 의료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하지만 의사들은 ‘공급이 수요를 견인하는 꼴’이라고 반박한다. 또 늘어난 인력이 필수·지역 의료로 유입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동욱 회장은 “의대 증원은 맛집에 줄을 선다고 해서 식당을 많이 짓자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도 의료인력 배분의 문제는 인정한다. 다만 절대 수가 부족한 문제를 함께 풀지 않고는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유정민 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팀장은 “절대 수가 부족한 측면도 있고, 수도권과 비필수 분야에 (의사가) 쏠려 있어 배분 문제를 악화시키는 측면이 공존한다”고 설명했다. 저출산·고령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서 의사들이 저출산만을 근거로 의사 과잉 공급을 주장하는 것 또한 편향된 근거에 기댄 ‘아전인수 해석’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차민주 김유나 기자 lal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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