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전체기사

글로벌 최저한세 적용 국내기업 200여곳 달해… 세 부담 늘 듯

인플레감축법 세제혜택 축소 전망


주요 선진국들이 올해 처음으로 도입한 글로벌 최저한세 등 디지털세의 적용을 받는 국내 기업이 2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제조업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세 부담이 늘어날 수 있는 만큼 구체적 대응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는 22일 발간한 ‘디지털세 주요내용 및 입법 동향’ 보고서에서 필라2 대상 국내 기업이 200여곳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 기업은 올 1·4분기 결산부터 글로벌 최저한세 관련 법인세 비용을 재무제표에 반영하고 관련 내용을 공시해야 한다.

디지털세는 구글, 애플 등 글로벌 IT기업들이 기존 조세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법인세가 낮은 국가에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이익을 이전하거나 본사를 옮겨 세금을 회피하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고안된 세금이다.

디지털세는 크게 필라1, 필라2로 구성된다. 필라1은 매출이 발생한 시장소재국에 과세권을 부여하는 제도로 2025년 이후 발효될 전망이다. 다국적 기업이 사업을 운영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모든 곳에 과세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특정 국가에서 상당한 수익을 내고도 고정된 물리적 사업장이 없단 이유로 기업이 있는 특정 국가에 세금을 내지 않는 문제 해소를 위해 등장했다.

‘글로벌 최저한세’라고도 불리는 필라2는 일정 규모 이상 다국적기업의 소득에 대해 최소 15% 이상의 실효세율로 과세하는 제도다. 연결 재무제표상 매출액이 7억5000만 유로(약 1조원) 이상인 다국적기업은 특정 국가에서 실효세율 15% 미만으로 과세되는 경우 부족분에 대해 추가세액을 내야 한다. 한국을 비롯한 캐나다, 호주, 일본 등 20여 개국이 올해부터 시행하고 홍콩,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대만, UAE 등도 글로벌 최저한세의 국내법 도입 의사를 표명했다.

디지털세 도입은 당장 기업들의 세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 차원에서 세수도 따져봐야 할 문제다. 보고서는 “디지털세가 우리 세수에 미칠 영향이 불분명한 가운데 필라1의 경우 삼성전자가, 필라2의 경우 국내 200여 개 기업이 대상이 될 것”이라며 “향후 필라1 기준이 하향 조정되면 대상 기업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1조원 이상 세액공제를 받는 국내 2차전지 업체 등의 경우 받은 혜택을 토해내야 할 가능성도 있다. 보고서는 “IRA로 투자세액공제를 받아 현지에서 15% 미만의 실효세율을 부담하는 경우 필라2에 따라 국내에 상당한 추가 세액을 납부할 수 있다”면서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보고서는 디지털세 도입에 대비해 기업·과세당국이 각각 꾸준한 입법동향의 주시와 외국인 투자유치정책 등의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금윤 무협 수석연구원은 “대상 기업은 그룹사 차원에서 해외 자회사들의 실효세율을 계산·관리해 글로벌 최저한세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는 효과적인 외국인 투자유치 정책을 마련하는 한편 과세 당국 간 소통을 통해 국가 차원에서의 분쟁을 사전에 방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세종=김혜지 기자 heyji@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