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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안중에 없는 전공의 “사직은 자유, 정부가 강제노역”

대의원·전공의 100여명 긴급 총회
집단행동 금지명령 대응 방안 논의
“정부 조치, 군사독재 시대 연상케 해”

입력 : 2024-02-21 00:02/수정 : 2024-02-21 00:02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이 20일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열린 긴급 임시대의원 총회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오른쪽은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응급실에서 의료진이 민간인 환자를 살피고 있는 모습. 권현구 기자, 사진공동취재단

사직서를 제출하고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이 집단행동 이후 처음으로 20일 한자리에 모였다. 전공의들은 총회에서 집단사직이 ‘개별 사직’임을 강조하며 정부의 면허 정지 처분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의대생 1133명이 동맹 휴학에 돌입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이날 정오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의협) 회관에서 긴급 임시 대의원총회를 개최했다. 회의는 각 수련 병원 대의원이 모이는 자리였지만, 전공의들의 참석을 열어두면서 100여명이 참석했다.

총회에는 이대목동, 강북삼성병원 등 수도권 병원 소속 외에도 울산대, 충북대 등 지방 병원 소속 전공의도 참석했다. 박단 대전협 회장은 “(가운 입는 게) 마지막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다들 입고 회의하기로 했다”며 “이 사안이 1년 이상도 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박단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의결했다.

회의에선 보건복지부의 ‘집단행동 금지 명령’에 대한 법적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대전협은 정부의 집단행동 금지 명령을 우회하기 위해 1개월 전 사직 예고 등으로 준법 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빅5’ 병원 전공의를 중심으로 ‘집단 사직서 제출’이라는 초강수를 두면서 개별 행동이라고 주장하기는 어려워진 상황이다.

총회 참석자들도 집단행동 논란을 의식한 듯 ‘개인 사직’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6일 사직서를 낸 가톨릭중앙의료원 인턴 류옥하다씨는 “자연인으로 개별 사직이 이어지고 있는데, (정부가) 강제 노역을 시킬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협 비대위도 성명을 내고 “사직한 근로자를 명령을 통해 강제로 일하게 만드는 것이 과연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맞는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전공의 내부에서는 출구 전략을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공의들은 의대 증원 발표 책임자 총사퇴와 전면 백지화, 행정 처분 무효화 등을 주장하나 정부가 이를 수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결국 전공의들의 공백을 메우고 있는 전임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린다. 2020년 문재인정부 당시에는 의대 증원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파업에 나서자 곧바로 전임의도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 바 있다.

임상강사·전임의로 근무하거나 예정인 이들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의사가) 국민을 위협하는 세력으로 매도되는 현 상황에서는 의업을 이어갈 수 없다”며 전공의들을 옹호하는 입장을 밝혔다. 입장문을 낸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논의 기구도 없고, 단체행동을 염두에 둔 건 아니다”고 했다.

의대생들도 집단으로 휴학계를 제출했다. 전국 40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대표들은 공동성명서를 내고 동맹휴학 의지를 피력했다. 이들은 정부의 2000명 증원 확대에 대해 “의사를 날림으로 배출하는 것”이라며 “실력 없는 의사가 배출될 시 발생할 혼란과 국민 피해는 왜 예상하지 못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또 “군사독재정권 시대를 연상케 하는 정부의 비민주적 조치와 강압적인 명령이 2024년 오늘 실시간으로 일어나고 있다”며 반발했다.

교육부는 “40개 의대를 대상으로 파악한 결과 19일 오후 6시 기준으로 총 7개교에서 1133명이 휴학 신청을 했다”며 “해당 학교에서 학생 대표 면담, 학생 학부모 대상 설명 등을 통해 정상적 학사 운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유나 차민주 기자,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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