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악범죄 대응” 기동순찰대·형사기동대 신설… 기대반 우려반

윤희근 “국민 지키는 안전판 역할”
증원없이 4000명 빼내 재배치
일손 부족 일선署 역량 약화 우려

조지호(가운데) 서울경찰청장이 20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서 열린 기동순찰대·형사기동대 합동 발대식에서 기동순찰대원들에게 부대기를 전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최현규 기자

경찰이 흉악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4000명 규모의 기동순찰대와 형사기동대를 20일 신설했다. 지난해 서울 신림동, 경기 분당 서현동 흉기난동 사건 등 강력범죄가 속출하자 번화가 순찰 등을 도맡을 새로운 조직을 만든 것이다. 다만 일선 경찰서에서 빼낸 인력으로 조직을 꾸린 탓에 경찰의 수사역량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찰청은 이날 전국 18개 시·도경찰청에 기동순찰대와 형사기동대를 신설해 운영한다고 밝혔다.

기동순찰대는 전국 28개대 2668명, 형사기동대는 43개 권역 1335명으로 구성됐다. 기동순찰대는 공원·둘레길 등 범죄 취약지역을 집중적으로 순찰한다. 형사기동대는 유흥업소 주변 등 우범지역에 투입돼 조직범죄를 예방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기동순찰대는 2014년 창설됐지만 강력범죄 대응이라는 본래 목적 대신 112신고 출동 업무에 집중하면서 사실상 사라졌다가 이번에 부활했다. 1986년 창설됐던 형사기동대 역시 기동수사대, 광역수사대, 강력범죄수사대 순으로 그 역할과 규모가 확대 개편돼 오다가 다시 만들어졌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서울경찰청에서 열린 발대식에서 “기동순찰대와 형사기동대가 가장 선두에서 국민을 지키는 탄탄한 안전판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도 “빈틈없는 예방 활동과 현장 대응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이 같은 경찰 지휘부 기대와 달리 일선 경찰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인력 유출이 가장 큰 문제다. 기동순찰대에는 일선 경찰서 경비과 직원들이 합류한다. 형사기동대에는 형사·강력팀 소속 형사들이 참여한다. 수사 관련 인력이 자연히 줄어들게 된다.


국민일보가 김웅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번 조직 개편으로 일선 경찰서 소속 형사 567명이 형사기동대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해 형사·강력팀이 담당하는 강력·절도·폭력·마약 범죄는 45만7782건에 달했다. 이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형사 1명이 연간 담당하는 사건은 기존 55.9건에서 형사기동대 출범 이후 60.1건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그만큼 수사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

수도권의 한 경찰서 소속 강력팀 형사는 “최근 보이스피싱 사건도 넘어오면서 강력팀 업무는 계속 늘고 있다”며 “직원 한 명이 소중한데 형사기동대가 인력을 가져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경찰서 강력팀장은 “강력팀과 달리 형사기동대는 발생 사건을 거의 처리하지 않는다”며 “사건 처리에 시달리던 직원이 형사기동대에 자원한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전체 인력 증원 없이 신설 조직에 인원을 몰아주는 것은 또 다른 치안 공백을 낳는다는 지적도 있다. 민관이 전국경찰직장협의회 위원장은 “경찰 인력을 늘리지 못하니 과거 사라졌던 조직을 되살린 것”이라며 “일선 치안 수요를 정확히 조사해 인원을 재배치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김재환 이가현 기자 j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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