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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집단사직 전국 확산…정부 “면허정지” 초강수

윤석열 대통령 “의료계, 국민 못 이긴다”
수천명 사직서… 4년 전보다 여파 클 듯

입력 : 2024-02-20 00:02/수정 : 2024-02-20 11:38
‘빅5’(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 병원 전공의를 시작으로 집단사직서 제출이 본격화한 19일 대구 한 대학병원에서 전공의가 사직원을 들고 있다. 전공의들이 20일 오전 6시부터 근무를 중단한다고 예고하자 보건복지부는 진료유지명령을 내렸다. 연합뉴스

의과대학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예고대로 19일 환자 곁을 떠나며 끝내 집단사직에 돌입했다. 전공의들은 사태 수습 후에도 사직 의사 철회는 없을 것이라며 강경하다. 정부 역시 이번 사태에서 첫 의사 면허정지 행정처분을 통보하는 등 엄정 대응 기조를 유지했다. 2020년 의사들의 총파업 때보다 이번 단체행동 여파가 더 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이날 빅5(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 병원을 중심으로 약 1000명이 넘는 전국 전공의들의 사직서 제출이 이어졌다. 세브란스병원은 소아청소년과 레지던트 4년차를 제외한 전공의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서울성모병원 역시 오전부터 전공의 190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밖에 아주대병원 전공의 225명 중 130여명, 인하대병원 100명 등 다른 병원 전공의도 동참하면서 전공의 1만3000명 가운데 전국적으로 수천명이 집단 사직에 들어갔다.

윤석열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참모들로부터 의료계 집단행동 관련 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지난 정부처럼 지나가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또 ‘정부는 의사를 이길 수 없다’는 일부 의사들의 발언에 대해서도 “의료계는 국민을 이길 수 없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의사 총파업에 굴복해 의대 증원을 포기했던 문재인정부와 같은 길을 걷진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병원들은 전공의 집단행동이 현실화하자 교수들을 돌아가면서 당직을 세우는 등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오래 버티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형민 한림대성심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남아 있는 사람들이 당직을 돌아가면서 서는 등 모든 병원이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갔지만 버티는 것도 한계가 있다”며 “열흘에서 길어봤자 2주 정도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4년 전 총파업 때와 달리 사태가 길어질 것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2020년은 코로나19 유행 시기여서 다른 질환으로 인한 의료 수요는 감소한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다른 질환 진료가 증가하고 갈등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어 피해도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사태 수습 이후에도 특히 필수의료 분야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이 현실화할 수 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회장은 사직서를 제출하며 “돌아갈 생각이 없다”고 했다. 이 교수는 “이번 사직 사태는 아예 포기하고 ‘돌아오지 않겠다’는 것이어서 파급력이 클 것”이라며 “후유증이 오래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복지부는 이날 전공의들에게 진료유지명령을 내렸다. 또 대한의사협회 집행부 2명에 대해 ‘집단교사금지 명령’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의사 면허 자격정지 사전통지서를 등기 우편으로 발송했다. 다음 달 4일까지 의견을 제출받는 절차를 거친 뒤 처분이 이뤄진다.

김유나 차민주 이경원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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