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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시 관심 안보이는 ‘강릉 솔올미술관’ 개관

개관전 폰타나·곽인식 2인전 마련
8월 ‘마틴’전 이후 강릉시 기부채납
시, 운영 청사진 ‘오리무중’ 우려

한 참석자가 지난 19일 강원도 강릉 교동 솔올미술관에서 열린 개관 언론공개회에서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작품은 '베기' 연작.

강원도 강릉은 KTX 개통 이후 MZ세대가 즐겨 찾는 관광 명소로 뿌리를 내렸다. 하지만 미술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한 지역으로 꼽힌다. 강릉에 솔올미술관이 최근 개관해 19일 언론에 현장을 공개했다.

교동7공원에 건립된 솔올미술관(관장 김석모)은 세계적 건축가 리처드 마이어가 창립한 마이어 파트너스가 설계했다. 개관전으로 이탈리아 현대미술 거장 루치오 폰타나(1899∼1968)의 개인전을 국내 미술관 최초로 소개하는 ‘루치오 폰타나: 공간·기다림’을 마련했다. 조각에서 출발한 폰타나는 1946년 백색선언을 발표하며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시도를 했다. 그 결과 빛을 이용해 공간개념을 확장한 ‘공간 환경’ 연작이 탄생하고, 전통 회화가 지난 평면성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캔버스에 구멍을 내거나 칼자국을 낸 ‘뚫기’ ‘베기’ 같은 실험을 통해 자신의 공간개념을 확장했다. 전시장에는 이런 연작을 ‘맛보기’처럼 보여줄 수 있게끔 회화, 조각, 설치 등 27점이 나왔다. 이탈리아 폰타나 재단의 소장품이 전량 공수됐다.

작품 '네온이 있는 공간'.

한국에서 역시 회화의 확장을 시도한 곽인식(1919∼1988)을 조명하는 ‘대화(In Dialog): 곽인식’도 개관전으로 동시에 마련됐다. 일본에서 활동한 곽인식 역시 깨어진 유리를 액자에 넣거나 알루미늄을 베어낸 뒤 실로 꿰매는 등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을 했다. 전시에는 유족 소장 30점이 나왔다.

두 사람은 교류가 없었다. 그럼에도 형식과 미학에서 유사함이 있어 한국과 서구에서 일어난 동시대 미술 정신을 조망하게 한다. 두 전시를 모두 볼 수 있는 개관전 입장료는 성인 1만원이다.

4월 14일까지 이어지는 개관전에 이어 두 번째 전시로는 세계적인 미국 추상표현주의 화가 아그네스 마틴(1912∼2004)의 개인전이 예정돼 있다.

세 전시는 갤러리현대 박명자 회장이 창립한 한국근현대미술연구재단이 주관한다. 건축물은 건축회사 아시아종합건설에서 지었는데, 오는 8월 말 아그네스 마틴 개인전이 끝난 이후 강릉시에 기부채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기부채납 이후 강릉시의 운영 청사진이 나오지 않아 솔올미술관의 미래에 대해 미술계가 우려하고 있다.

이날 개막 기자간담회에는 김석모 관장, 마이오 파트너스의 연덕호 파트너, 루치오 폰타나 재단 관계자, 한국근현대미술연구재단 관계자 등이 참석했지만 강릉시 관계자는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강릉=글·사진 손영옥 문화전문기자 yosoh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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