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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 땐 병원자료 지워라” 작성자 추적

경찰, 의료법 위반 혐의 등 여부 검토
불안감 자극 온라인 가짜뉴스 봇물

19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관계자가 가운을 손에 들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집단 사직에 나선 전공의들에게 병원 자료 삭제를 촉구하는 게시글이 올라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의사 파업을 둘러싸고 각종 선동과 가짜뉴스가 난무하면서 환자와 의료진 간에 상호 불신과 현 사태를 둘러싼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파업에 참여하는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병원 전산 자료를 삭제하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수사에 착수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전 1시30분쯤 한 시민의 신고를 받고 최초 작성자 아이피(IP)를 추적 중이다. 작성자에게 의료법 위반과 업무방해 교사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해당 게시글은 의사면허를 인증해야 가입할 수 있는 한 커뮤니티에 ‘병원 나오는 전공의들 필독’이라는 제목으로 공유됐다. 이 글에는 “바탕화면, 의국 공용 폴더에서 인계장을 지우고 나와라”, “세트오더(필수처방약을 처방하기 쉽게 묶어놓은 세트)도 이상하게 바꿔버려라” 등의 내용이 담겼다.

정부가 전공의를 대체해 투입하겠다는 PA(진료보조) 간호사들이 업무를 대신할 수 없도록 EMR(전자의무기록) 비밀번호를 바꾸거나 업무 인수인계를 거부하는 등의 지침도 담겼다. 파업 시 병원 시스템을 마비시키자는 취지다. 해당 커뮤니티에는 “마지막 출근날 가서 일주일 치 오더 미리 내놓지 마라. 괜히 파업 영향 없다는 소리 나온다” 등의 글도 잇따랐다.

온라인에는 환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가짜뉴스도 쏟아지고 있다. 또 다른 직장 인증 커뮤니티에서는 자신을 의사라고 밝힌 작성자가 “한동안 아프면 죽게 될 확률이 매우 높다”며 “일본에서 의사 파업하면서 한 달간 응급환자 중환자 5000명이 사망했다. 각자도생하라”는 확인되지 않은 내용의 글을 올렸다.

경찰은 의료계 집단행동과 관련한 가짜뉴스에 대해 엄정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소위 말하는 가짜뉴스 형태의 글들이 난무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경찰 등 관련 기관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상응하는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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