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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트럼프 리스크 조기 대응 필요하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는 형국이다. 지난달 블룸버그통신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을 스윙스테이트(경합주)에서 6% 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물론 트럼프의 사법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다. 하지만 트럼프와 바이든 간 격차는 점차 벌어지는 추세다.

2016년 트럼프가 처음 대통령으로 당선될 당시와 온도 차도 느껴진다. 미국 국민과 정치인, 전문가들의 반(反)트럼프 정서는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세계화로 피해를 봤다는 과거 옛 제조업 지역의 정서는 더 확산됐다.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의 부통령 후보로도 거론되는 J D 밴스 연방 상원의원(오하이오주)이 ‘힐빌리의 노래’라는 회고록에서 묘사한 중산층 백인들의 삶 말이다. 미 의사당 난입과 관련해 트럼프를 비난했던 상당수 공화당 의원이 친트럼프로 돌아섰다. 집권 1기 때와 달리 트럼프는 공화당의 주류가 됐다.

트럼프 집권 2기가 현실화하면 트럼프는 초반부터 적극적이고 거세게 자신의 정책 의제를 밀어붙일 것이다. 통상정책과 관련해선 10% 보편적 관세를 도입하고, 상대국이 미국 상품에 부과하는 관세와 동일한 관세율을 상대국 수입 상품에 부과하는 상호무역법도 제정한다는 입장이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기반한 보조금 제도를 없애겠다고 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동맹국들과의 협력을 강조하고, 동맹국의 첨단 제조업 공장을 미국으로 옮기는 프렌드쇼어링을 추진했다. 그리고 이를 따르는 업체들에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들 외국업체를 미국 업체의 경쟁자로 간주한다. 외국업체에 대한 보조금도 폐기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에 진출한 외국기업에 ‘검증된 최종사용자’ 지위를 부여해 미국산 반도체 장비 반입을 허용해줬던 정책도 번복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정책 변화는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는 한국업체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중국에 공장을 가진 한국업체들도 공장을 유지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향후 한·미동맹과 관련해 트럼프 리스크는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트럼프의 동맹국에 대한 비용 부과로 동맹 관계가 위기에 빠질 수 있다. 모든 것을 거래와 비용 관점에서 보는 트럼프는 글로벌 동맹의 가치를 ‘비용 분담’ 차원에서 접근할 것이다. 전략자산 전개를 비롯한 작년에 만들어진 ‘핵협의 그룹’에 대해서도 비용을 요구할 것이다. 둘째, 한·미동맹을 중국 견제를 위한 기제로 바꾸려고 할 것이며, 이 경우 한·미동맹의 주목표를 북한 위협에 대한 대응으로 보는 한국과 마찰이 생길 수 있다. 마지막으로, 북한에 대한 협상을 추진해 한·미 간 이견이 발생할 수 있다. 북한 비핵화의 첫 단계에서 북한 핵 동결을 조건으로 경제 제재를 해제하는 선물을 준다면 한국은 이를 북한 핵 용인으로 인식할 것이다. 대북 정책을 둘러싼 한·미 간 견해차가 커질 것이고 한국 내에서 자체 핵 보유·무장 주장은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조기에 트럼프 불확실성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 지금부터 트럼프 캠프 내 외교안보 측근들을 미리 접촉해 한국의 정책 목표와 방향, 한국 내 여론을 전달해야 한다. 현직 대통령인 바이든이 트럼프의 상대인 만큼 정부 공식 차원이 아닌 비공식 경로(트랙2)를 통해 추진해야 한다.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될 경우를 대비해 다양한 시나리오가 준비돼야 하며, 실제로 이런 시나리오를 실행할 수 있도록 인력과 자원, 환경 등을 점검해야 한다. 기업들은 미국 외 대체 시장과 공급망 등 다양한 대안을 준비해야 한다. 일본, 호주 등 미국 외 다양한 동맹국과의 공동대응책 마련도 고려해야 한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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