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내달 월드컵 예선… ‘임시 감독’ 카드 꺼내나

내달 21일·26일 태국과 C조 3·4차전
‘제2의 클리스만 사태’ 우려 신중론
홍명보 등 국내파 후보도 오르내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지난 8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일정을 마친 뒤 인천국제공항에서 귀국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로 한국 축구 대표팀의 차기 사령탑을 찾는 게 급선무가 됐다. 당장 한 달 뒤 2026 북중미월드컵 예선전이 예정돼 있다. 감독 선임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제2의 클린스만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은 다음 달 21일과 26일 태국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3·4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현재 C조 1위(승점 6)에 올라 있다. 하지만 감독 경질로 예선 두 경기는 지휘봉을 누가 잡을 지 확실치 않은 상태다.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장도 물러난다.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은 새로운 전력강화위원회를 꾸리겠다고 밝혔다. 남은 시간이 촉박한 탓에 ‘임시 감독’ 카드까지 언급되고 있다. 과거 신태용 감독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신 감독은 2014 브라질월드컵 이후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에서 물러나자 소방수로 떠올랐다. 그해 9월 임시 감독대행을 수행하며 평가전 2경기를 치렀다. 신 감독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경질된 2017년에도 구원투수로 나섰다. 2018 러시아월드컵까지 정식 감독으로 임무를 소화했다.

외국인 감독을 구하는 데는 긴 시간이 소요된다. 이에 국내파 감독들이 자연스레 차기 사령탑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축구계에선 그간 지도력을 인정받은 홍명보(울산), 김기동(서울), 김학범(제주) 감독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그러나 이들 감독은 모두 소속팀이 있다. 내달 K리그 개막도 앞둬 부담이 있다. 연령별 대표팀을 이끄는 황선홍 감독도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 2024 파리올림픽 본선행을 위해 오는 4월 열리는 23세 이하 아시안컵을 준비해야 한다.

급박한 상황이지만 차기 감독은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클린스만 사태’를 계기로 전력강화위의 감독 선임 시스템이 무너졌다는 지적이 많았다. 정 회장은 클린스만 경질을 발표하면서 “오해가 있는 것 같다. 파울루 벤투 감독 선임 때와 똑같은 프로세스로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협회는 2021년 7월 전력강화위의 역할에 대해 ‘대표팀과 U-18세 이상 연령별 대표팀 운영에 대한 조언 및 자문을 목적으로 설치한다’고 정관을 개정했다. 개정 전엔 ‘대표팀을 포함한 U-15세 이상 연령별 대표팀 관리를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됐었다. 벤투 감독을 영입한 2018년에는 전력강화위가 사령탑 선임 권한을 가졌지만, 클린스만을 데려온 지난해엔 없었던 셈이다.

같은 절차를 밟았단 이유로 선임 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넘어가면 ‘제2의 클린스만’ 감독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전력강화위가 어떤 후보를 추천해도 결국 회장이 결정하는 구조가 돼서다. 클린스만은 선임 전부터 이미 감독으로 부적합하다는 여론이 많았지만 지휘봉을 잡았다. 이같은 실책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좀 더 완벽하고 투명한 선임 과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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