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병 ‘다발성 골단이형성증’ 한국인과 서구인 유전자형 다르다

국내 연구진 한국인 환자 63명 유전자형 분석 결과, 영상소견으로 선별적 유전자 검사 시행 가능

[쿠키 건강] 국내 연구진이 한국인의 다발성 골단 이형성증 유전자형이 서구인과 다른 변이 양상을 보인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보건복지부 지정 ‘희귀질환 진단치료기술 연구사업단’에 참여하고 있는 아주대병원 영상의학과 김옥화 교수(사진)와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정형외과 조태준 교수, 서울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박성섭 교수 연구팀은 최근 한국인 다발성 골단 이형성증 환자 63명의 유전자형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14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한국인 다발성 골단 이형성증 환자 63명의 유전자형을 분석한 결과 서구인과는 확연히 다른 독특한 유전자 돌연변이 분포를 보였고, 해당 연구 내용을 ‘미국유전의학저널(American Journal of Medical Genetics)’ 10월호에 발표했다. 이 논문은 다발성 골단 이형성증과 관련해 단일 민족에서 가장 많은 환자수를 분석한 연구다.

‘다발성 골단 이형성증’은 뼈의 성장 부분인 골단에 이상이 생기는 희귀 유전성 골격계 질환으로, 작은 키, 다관절 관절통, 사지변형, 조기퇴행성 관절염 등을 초래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희귀 유전성 골질환이 대개 단일 유전자 변이로 발생하는 것과 달리, 다발성 골단 이형성증은 현재까지 6개의 유전자 변이로 인해 발생한다고 알려진 복잡한 유전 변이를 보이는 질환이다.

유럽인에서는 이 6개의 유전자 중 COMP와 SLC26A2 돌연변이가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한국인은 확연히 다르게 MATN3 돌연변이가 가장 흔하고(53%), 그 다음으로 COMP(41%)가 많았으며, 구미에서 흔한 SLC26A2는 대단히 드문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인 다발성 골단 이형성증에 절대적으로 많은 두 유전자(MATN3, COMP)의 돌연변이를 가진 환자에 대해 방사선 소견을 분석한 결과, 방사선 소견에 의미 있는 차이점을 연구팀은 발견했다. 이번 발견을 토대로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기 전에 영상소견상 어느 유전자 검사를 할지 선별해 검사를 시행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평가다.

김옥화 아주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지금까지 다발성 골단 이형성증은 막연히 관절에 이상이 있다고 추정해 진단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영상소견을 면밀히 검토해 좀 더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다”며 “앞으로는 영상의학적 소견으로 가장 의심되는 유전자 변이를 먼저 추정해, 선별적 유전자 검사를 함으로써 6개의 원인 유전자 검사를 모두 해야 하는 수고와 검사 비용면에서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이번 연구 의미를 설명했다.

이번 연구의 공동연구자인 서울대어린이병원 조태준 교수는 MATN3와 COMP 돌연변이 환자가 방사선 소견뿐 아니라 증상이나 예후에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에 대한 추가 연구를 진행중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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