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업용 부동산 부실 위험 전 세계 파장

유럽·일 은행들 투자 손실 가시화
국내 금융 시장에도 충격 불가피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부실 위험이 전 세계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 시장에 투자한 각국 은행이 손실을 보면서 실적발표 이후 주가가 급락하는 등 연쇄 작용이 일면서다. 국내 금융사도 해외 상업용 부동산 대체 투자에 따른 부실 위험을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지역은행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 주가는 전날보다 22.2% 급락한 4.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NYCB 주가는 지난달 31일 실적발표 이후 59% 하락해 이 기간 시가총액 45억 달러(약 5조9760억원)가 증발했다. 지난해 4분기 순손실 폭을 키운 NYCB는 배당금까지 줄이면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기 시작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NYCB의 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을 뜻하는 ‘정크’ 등급(Ba2)으로 낮췄다.


미국은 코로나19 종식 이후 오피스와 임대용 아파트를 중심으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내년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 규모가 5600억 달러(약 743조원)에 달하면서 관련 대출 취급 비중이 높은 중소 규모 은행의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부동산 대출에 대한 리파이낸싱과 높은 공실률은 부동산 소유자들에게 큰 스트레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한 해외 은행들도 손실이 가시화하고 있다. 독일 도이체방크는 지난해 4분기 상업용 부동산 손실에 대비한 충당금을 1년 전보다 4.7배 늘려 손실을 키웠다. 스위스 은행 율리우스베어는 오스트리아 부동산 개발 업체인 시그나그룹에 빌려준 대출금을 손실 처리해 지난해 연간 순이익이 52% 감소했다. 일본 아오조라은행 역시 상업용 부동산과 관련한 충당금을 늘리면서 순손실이 예고되자 주가가 20% 이상 급락했다.

국내 금융시장에도 충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국내 금융사가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55조8000억원 중 64%인 35조8000억원이 북미 지역에 투자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투자 규모의 25%인 14조1000억원은 올해 만기를 앞두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일 “주요 선진국에서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부실화 징후가 나타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중심으로 일부 위험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며 “우리 경제의 약한 고리를 중심으로 신용위험이 확대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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