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한번 바꿔봐?”… N수생·명문대생, 직장인들까지 문의

서울 주요 입시 학원가 들썩

발표 후 하루 평균 10건 이상 늘어
일부선 전문 의대반 증설 추진
최상위권 학생들 ‘과열 경쟁’ 우려도

서울 강남구의 한 학원가에 7일 의대 입시반을 홍보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정부가 의과대학 입학정원을 2025학년도부터 2000명 늘리기로 확정하면서 학원가에 의대 입시 문의가 늘고 있다. 윤웅 기자

정부가 2025학년도부터 의과대학 정원을 2000명 증원하는 내용의 입시제도 개편안을 발표하자 입시 학원가도 달아오르고 있다. 의대 진학을 고려하지 않고 있던 고3 학생들은 물론 재수생과 n수생, 심지어 직장인들의 의대 입시 문의가 줄을 잇는 상황이다.

보건복지부가 의대 정원 확대안을 발표한 이튿날인 7일 서울 대치동과 목동을 비롯한 주요 입시 학원가는 쏟아지는 입학 문의에 분주한 분위기였다. 일부 학원은 의대반 증설을 검토하는 등 본격적인 수요 파악에 나섰다.

이날 취재진이 만난 대치동 학원 관계자는 “평소보다 하루 평균 10건 이상 문의가 더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등 주요 대학에 재학 중인 대학생들의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의대 입시 전문학원을 운영하는 A원장은 “서울대 상위권 대학 공대에 다니고 있는 대학생의 학부모가 발표 직후 의대를 보내고 싶다며 문의 전화가 왔다”며 “2000명 증원은 의대 진학에 파격적인 기회라는 생각에 많이들 도전을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치동에서 내신 위주로 입시를 준비 중인 고3 이모(18)양도 주위 친구들이 정부 발표 이후 의대 준비로 노선을 바꿨다고 말했다. 이양은 “원래도 성적이 꽤 좋아서 의대를 준비할까 말까 고민하던 친구들이었다”며 “의대 정원 증원 발표가 난 뒤 부모님과 이야기해서 의대반이 있는 종합학원이나 전문학원으로 옮기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서울 목동 학원가에서도 들뜬 분위기가 감지됐다. 목동에 있는 입시학원 대부분은 곧 늘어날 의대 진학 수요를 고려해 전문 의대반 증설 등을 검토하고 있었다. 직장인들의 문의도 이어지는 추세다. 목동의 한 재수학원 관계자는 “설 연휴가 지나면 의대 진학에 관심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의대 지원이 가능한 최상위권 바로 밑 학생들도 의대 진학을 목표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의대를 준비 중인 일부 최상위권 고3 학생들은 상위권 경쟁이 치열해질 것을 우려했다. 조모(18)양은 “초등학생 때부터 부모님이 의사가 되라고 해서 준비해 왔다”며 “정부 발표 이후 직장인이나 재수생들도 의대 입시에 달려들 텐데 저 같은 고3 수험생 입장에선 합격 가능성이 더 낮아질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볼멘소리를 했다.

사교육업계도 의대 준비생이 폭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의대 정원 2000명이라는 수치는 서울대 이공계 선발인원(1700명대)과 카이스트 등 이공계 특수대학 모집인원(1600명대)을 뛰어넘는 규모”라며 “국내 최상위권 학생들이 마음만 먹으면 의대에 갈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면서 이들 사이에서도 의대에 대한 관심도가 더 증폭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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