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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의 ‘귀염뽀짝’ 꼬마 관람차… 눈높이를 바꾸면 달리 보여요

국민일보 아르브뤼미술상 전시회
휠체어 감상 가능케 작품 낮게 설치
관람차 타면 새 시선 경험하게 돼

김수경씨가 최근 서울 종로구 인사동 KCDF갤러리에서 관람차를 탄 채 제2회 ‘국민일보 아르브뤼미술상’ 수상자들의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국민일보 아르브뤼미술상 제공

“‘신이 다니는 길 관람차’ 타고 새로운 시선을 경험하세요.”

서울 종로구 KCDF갤러리에서 최근 개막한 ‘제2회 국민일보 아르브뤼미술상’ 수상자 전시회에서 바퀴 달린 꼬마 의자가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한국 실험미술 대가 이건용 작가의 후원을 기반으로 이 공모전을 마련한 국민일보는 이번 2회부터는 ‘발달장애’ 대신 ‘신경다양성’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언어는 사회적 산물인 만큼 수상자들이 가진 행동적·심리적·신경적 특성을 ‘장애’가 아닌 ‘차이’의 하나로 바라보자는 인식의 전환을 우리 사회에 제안하기 위해서다.

국민일보는 신경다양성이라는 용어를 전파하기 위해 전시 제목도 ‘신이 다니는 길, 그 길 위의 목소리들’로 정했다. 즉 신경다양성의 ‘신경(神經)’을 한자 뜻 그대로 ‘신이 다니는 길’(신을 뜻하는 신, 경로를 뜻하는 경)로 해석한 것이다. 뇌신경적 특성이 있는 이들 신경다양성 신진 작가들의 작품 세계는 제도권 미술 교육을 받은 작가들에게서는 볼 수 없는 새로움이 주는 기쁨이 있다. 그래서 비장애중심주의에 젖어서는 도달할 수 없는 신이 다니는 길 위에서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 같다.

'신이 다니는 길 관람차'. 국민일보 아르브뤼미술상 제공

대상 천민준 등 13명 수상 작가들의 작품 37점은 통상보다 휠체어 장애인도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낮게 설치되어 있다. 작품 설명을 읽으려면 허리를 많이 구부려야 하는 불편함이 따를 수 있다.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신이 다니는 길 관람차’가 마련돼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고 있는 것이다. 바퀴 달린 이 의자에 앉아서 작품을 보면 아주 낮은 시선에서 작품을, 나아가 사회를 바라보는 듯한 경험을 얻게 되고 바퀴를 굴리다보면 유년으로 돌아간 듯한 즐거움도 느끼게 된다.

이 의자는 일명 ‘고추밭 의자’를 차용한 것이다. 고랑을 따라 바퀴 달린 이 의자에 앉아 앞으로 나아가면서 작업하면 열매가 낮게 열리는 고추를 따기가 수월하다. 인건비가 올라가면서 신체장애인이 저임 노동자로 고용 되는 게 현실이라 장애의 상징이기도 하다.

최근 전시장을 찾은 김수경(SNS 닉네임 펭귄맘)씨는 “관람차에 앉아 평소보다 낮은 눈높이에서 바라보는 작품과 작품 캡션은 좀 달라 보였다”며 “보다 많은 사람들이 전시장에서 와서 신이 다니는 길에서 시선을 낮춰 보는 색다른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6일까지(설 당일 휴무). 관람 무료.

손영옥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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