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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러 ‘외교 무례’ 도 넘었다… 북·러 밀착 바짝 대비해야

한반도 실상 모르고 尹 비난한 러
北도발로 긴장 고조된 현실 직시해야
북·러 밀월 견제할 대러 외교 필요


러시아가 유엔 제재국 북한과 군사 협력을 하는 것도 모자라 이젠 괜한 트집을 잡아 우리 정부를 비판하는 등 비이성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일 윤석열 대통령의 최근 중앙통합방위회의에서의 대북 발언을 ‘편향적’이라 규정하며 “이 발언은 북한을 겨냥한 공격적 계획을 흐리려는 목적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국의 지도자를 편향적이란 표현으로 폄하한 것부터 무례하기 짝이 없고, 마치 우리 정부가 ‘북한 공격 계획’을 가진 것처럼 호도한 것 역시 얼토당토않다. 그러니 정부가 3일 주한 러시아대사를 불러 항의하고 ‘수준 이하로 무지하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당시 회의에서 “북한 정권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핵 선제 사용을 법제화한 비이성적 집단이며 오로지 세습 전체주의 정권 유지를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뭐 하나 틀린 말이 있는가. 북한은 지난해 9월 핵 선제타격 가능성을 열어둔 핵무력정책법을 헌법에 명시했다. 또 김정은 3대 세습을 넘어 4대 세습을 꾀하려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고, 세습을 위한 분단 상태 고착화의 일환인 듯 ‘두 국가론’을 제시하기도 했다. 러시아가 이를 알고도 편향적이라고 했다면 사실 왜곡이고, 모르고 그랬다면 무지를 드러낸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또 우크라이나전에 필요한 무기 때문에 북을 두둔한 것이라면 유엔 상임이사국으로서의 자격을 의심케 하는 일이다.

러시아는 뜬금없이 남한 탓을 할 게 아니라 북의 끊임없는 도발로 한반도의 긴장이 나날이 고조되는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 북한과의 불법적 무기거래 및 군사기술 협력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방북 계획이 북의 도발을 정당화하고 그들의 군사적 모험심만 키워줄 것이란 점도 명심해야 한다. 이런 국제사회의 우려를 의식했다면 일방적으로 북한을 감싸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우리 정부가 지난 2일 방한한 러시아 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한테 이런 점들을 제기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 한번으로 그칠 게 아니라 향후 점점 더 긴밀해질 북·러 관계를 감안해 이전보다 훨씬 더 적극적인 대러 외교를 펼칠 필요가 있다. 북·러 밀착을 사전에 견제해 한·러 관계가 악화되는 악순환을 막는 외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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