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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어린이집 30% 사라질 위기… 육아 인프라 와해 막아야


어린이집이 매년 2000곳씩 문을 닫고 있다. 2013년 전국에 4만3700곳이 있었는데, 약 10년 만에 2만8900곳으로 줄어들었다. 심각한 저출산 세태 속에서 시설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원아도 확보하지 못해 폐원하는 곳이 그렇게 많다. 하루 평균 5곳이 사라졌으니 오늘도 어디선가 그만큼의 어린이집에 폐원 안내문이 붙을 것이다. 육아정책연구소는 30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4년 뒤 2028년이면 전국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30%가 더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힘겨운 육아를 그나마 지탱해주던 보육 인프라의 와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보고서가 예측한 어린이집·유치원 감소율은 부산(39%) 서울(37%) 대구(37%) 인천(34%) 등 대도시가 특히 컸다. 젊은 인구가 비교적 많은 곳에서 이렇게 줄어든다는 것은 아이를 맡기기가 그만큼 어려워짐을 뜻한다. 맘카페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동네 어린이집의 갑작스러운 폐원에 발을 구르는 하소연은 일상이 됐고, 서울에 살면서 아이 보낼 곳을 찾지 못해 경기도로 ‘원정 등원’을 시키는 경우마저 생겨났다. 부모들은 육아 시설을 선택할 때 근접성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데,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지금보다 더 줄어들면 이를 충족시키기란 불가능해진다. 이런 추세를 막지 못한다면 악순환에 빠질 것이다. 저출산에 아이가 줄어 육아 인프라가 망가지고, 그래서 아이 키우기가 더 힘들어져 저출산이 더욱 가속화하는 위기가 코앞에 닥쳐왔다.

수요가 줄면 공급도 줄어드는 경제 논리에서 이 문제만큼은 예외가 돼야 한다. 태어나는 아이가 적을수록 보육 인프라의 양과 질을 오히려 높여서 육아 부담을 줄여야 저출산의 터널을 벗어날 수 있다. 정부, 지방자치단체, 기업 등이 그 부담을 함께 나누는 사회적 육아로의 전환을 더욱 서두를 때가 됐다. 보건복지부는 민간 어린이집 폐원 요인을 줄이기 위해 0~2세 영아반에 추가 보육료를 지원하는 정책을 최근 꺼냈다. 이걸로 충분치 않을 것이다.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속도를 더 높이고, 직장 어린이집 등을 통해 기업의 보육 참여를 대폭 확대할 방법을 어서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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