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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李 대표, 위성정당 없이 다당제 구현할 비례제 내놓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총선이 70일밖에 안 남았는데 아직도 비례대표 선출 방식이 정해지지 않았다. 거대 양당의 직무유기다. 국민의힘은 그나마 정당 득표율에 따라 비례 47석을 나누는 병립형 회귀안을 제시했으나, 더불어민주당은 이리저리 눈치를 보느라 당론조차 정하지 못했다. 민주당이 당론을 내놓아야 여야 협상이 시작될 수 있다. 남은 총선 일정을 봐선 더는 미룰 시간이 없다. 마침 이재명 대표가 31일 기자회견을 하니 이 자리에서만큼은 명쾌한 입장이 나와야 할 것이다.

그간 민주당에선 비례 방식을 두고 현행 준연동형 유지, 병립형 회귀, 권역별 병립형 등이 거론돼 왔다. 특히 강경파는 병립형이라야 의석을 많이 챙길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병립형 회귀는 준연동형을 유지하겠다는 이 대표 대선 공약과 배치된다. 무엇보다 병립형은 국회 내 균형추 역할을 하는 당의 출현을 막아 충돌만 일삼는 거대 양당제의 폐해가 고착될 수 있다. 권역별 병립형은 비례를 수도·중부·남부권으로 나눠 선출하는 것인데, 지역주의를 완화할 순 있어도 7~8%를 득표해야 의석을 받을 수 있어 소수정당의 원내 진입이 어려워질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그렇다고 지금처럼 준연동형을 유지하면 무늬만 정당인 위성정당 출현을 막기 어렵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면 바람직한 비례제는 소수정당의 국회 진출을 용이하게 하면서도, 위성정당이 나오는 것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것으로 수렴된다. 그러려면 준연동형을 유지하되 득표율 연동 의석을 현행 30석보다 적게 해 거대 양당이 위성정당을 만들 요인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다. 권역별 병립형을 소수정당의 원내 진출이 쉽도록 수정할 수도 있다. 이 대표도 준연동형의 명분이냐, 병립형의 실리냐는 택일이 아닌 국민 여론과 우리 정치가 나아갈 바를 두루 살펴 최선의 안을 내놓기 바란다. 이 대표 본인도 대선 때 다당제 정치구조 구현이 “제 평생의 꿈”이라 하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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