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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우려되는 이준석 개혁신당의 젠더·세대 갈라치기 공약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29일 국회에서 군 관련 정책 발표를 하고 있다. 왼쪽은 합당을 공식 선언하고 개혁신당 원내대표를 맡기로 한 양향자 의원. 연합뉴스

개혁신당이 경찰·해양경찰·소방·교정 공무원 채용시 여성의 병역 의무화 공약을 발표했다. 이준석 대표는 “국가를 위해 자발적으로 군 복무를 한 사람을 채용한다면 연 1만~2만명의 병력 자원을 추가 확보할 것”이라고 했다. 인구절벽이 현실화돼 군 자원이 빠르게 감소 중인 점을 고려하면 여성의 군복무는 진지하게 다뤄야 할 사회적 의제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개혁신당의 공약은 그게 다가 아니다. 어쩔 수 없이 군대에 가야 하는 20대 남성을 자극해 지지를 얻겠다는 의도가 노골적으로 담겨 있다. 거대 양당에 맞서 정책으로 승부를 걸겠다면서 젠더 갈라치기로 세력을 넓히려는 것은 실망스럽다.

개혁신당이 지난 18일 내놓은 65세 이상 노인의 도시철도 무임승차 제도 폐지 공약도 그렇다. 급속한 고령화에 노인 무임승차는 도시철도 운영 적자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중앙정부의 복지정책인데 지방자치단체와 지방 공기업이 비용을 부담하는 이중구조 때문에 노인세대가 애꿎은 비난을 받는다. 어떤 식으로든 사회적 논의를 거쳐야 하는 의제인 것이다. 그런데 이 중요한 문제를 일부 계층의 지지를 위한 도구로 소모하는 것은 곤란하다. 세대 갈라치기라는 비난 속에 이 대표는 무임승차하는 인원이 가장 많은 곳은 경마장역이라며 갈등을 더욱 자극했다. 해결은커녕 세대 간 감정의 골만 깊어졌다.

이 대표는 개혁신당 창당대회에서 “대한민국이 진정으로 정치에서 다루기를 기대했던 논제들이 무엇인지 보여줄 때가 됐다”고 했다. 표 때문에 주요 의제를 외면하며 정책 개발에 소홀한 기성 정당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온 주요 공약에는 젠더·세대 갈등 속에서 이익을 얻겠다는 의도가 잔뜩 들어있다. 이 대표가 국민의힘 대표였던 지난 대선 때 내세운 세대포위론과 다를 게 없다. 20대 남성의 열광적 지지가 개혁신당이 원하는 개혁의 전부는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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