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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선심성 대책으로는 주식·외환시장 추락 막지 못한다

1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권현구 기자

17일 코스피·코스닥지수가 2% 넘게 급락했고 원화가치도 동반 추락했다. 주식과 환율 움직임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지만 새해 들어 유독 한국 금융시장이 불안한 것은 곱씹어봐야 한다. 코스피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8.3%나 떨어져 주요 20개국(G20) 대표 지수 중 가장 낙폭이 컸다. 원화값은 보름여 만에 56원가량 급락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움직임, 반도체 등 수출 회복으로 연초 증시 및 외환시장에 낙관론이 컸던 것과 흐름이 엇나가고 있다.

기본적으로 주가 하락과 원화 약세는 우리 경제의 실적을 반영한 것이다. 지난해 4분기 시가총액 1·3위인 삼성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고 의존도가 높은 중국 경제의 올해 전망도 안 좋기 때문이다. 말폭탄으로 긴장을 고조시키는 북한 리스크도 한 원인일 것이다. 하지만 여건이 비슷한 일본의 경우 외국인 자본이 몰리며 주가지수가 사상 최고치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어 대조적이다. 게다가 정부가 최근 증시 활성화를 위해 하루가 멀다 하고 부양책을 쏟아낸 점을 고려하면 지금의 금융시장 현황은 민망할 정도다.

정부는 연말연초에 잇따라 주식 공매도 한시 금지,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완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추진 등을 발표했다. 이날도 윤석열 대통령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가입 대상과 비과세 한도 대폭 확대를 약속했다. 하나같이 호재임에도 시장엔 정작 삭풍이 몰아쳤다. 총선을 앞두고 급조된 대책들이 되레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리고 투자자 혼란만 부추겼다는 비판에 정부는 귀를 기울여야 한다.

시장은 우매하지 않다. 당국은 반짝 눈길을 끄는 졸속 대책보다 경제의 체질 개선을 우선시해야 한다.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규제 완화, 여론에 휘둘리지 않는 중장기적 자본 선진화 방안에 힘쓰면 우리 시장의 매력은 절로 올라가게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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