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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결국 탈당한 이낙연… 이제 ‘친명’만 남은 민주당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 및 신당 창당을 선언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탈당했다. 새로운 당을 만들어 총선에 도전하겠다고 한다. “극한투쟁의 양당 독점 정치구조를 깨지 않고는 대한민국이 지속될 수 없다”면서 “혐오와 증오의 양당제를 끝내고 타협과 조정의 다당제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로써 얼마 전까지 여야 대표였던 이들이(이준석, 이낙연) 나란히 제3지대에 둥지를 틀게 됐다. 나쁘지 않은 일이다. 지금 한국 정치는 뭐가 됐든 변화가 절실한 지경에 이르렀다. 낡디 낡은 진영 싸움에 정쟁으로 전락한 정치는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지도, 미래의 방향을 제시하지도 못하고 있다. 정치가 바뀌어야 경제도, 갈등도 풀릴 수 있는 상황에서 정치를 바꾸자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은 작으나마 기대를 갖게 한다.

이런 꿈틀거림을 보수·진보 진영의 거대 양당은 엄중한 경고로 여겨야 할 것이다. 그 흐름과 본질을 외면한 채 정치공학적 시선에 머물러선 낡은 정치를 결코 벗어날 수 없을 텐데, 안타깝게도 이낙연의 탈당에 스스로 돌아보는 목소리가 민주당에서 들리지 않는다. 이 당에 24년간 몸담으며 5선 국회의원과 문재인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지낸 사람이다. 그런 이가 당을 떠나면서 ‘수박’을 언급했다. “당내 비판자와 저의 지지자들은 2년 동안 수박으로 모멸 받고 처단의 대상으로 공격 받았습니다. 포용과 통합의 김대중 정신은 실종됐습니다.” 이재명 대표에 비판적인 세력을 뜻하는 이 은어는 민주당의 현 상황을 상징한다. 같은 당에서조차 결이 다른 이들을 적대하고 몰아내는 마당이니 다른 당과 대화하고 타협하는 정치는 기대하기 어려운 집단이 돼버렸다. 이런 문제에는 눈을 감은 채 그를 ‘배신자’로 낙인찍기 바빴던 민주당 의원 129명의 성명은 지금까지의 배타적 정치를 고수하겠다는 말로 들렸다.

민주당은 지금 심각한 위기에 놓였다. 제3지대를 형성한 네 그룹 중 새로운선택(금태섭), 한국의희망(양향자), 이낙연과 ‘원칙과 상식’ 등 세 그룹이 민주당에서 이탈한 세력이다. 당내 다른 목소리를 다 떨쳐내 명실상부한 친명체제의 완성이 이뤄졌다. 이는 이재명 사당화, 개딸식 전체주의의 완성이란 말과 다르지 않다. 다양성을 잃어버린 정당이 수없이 다양한 욕구의 유권자를 상대로 확장성을 가질 수 있겠는가. 기존의 진영에 더욱 함몰될 수밖에 없는 길을 스스로 찾아가고 있다. 그것이 위기임을 깨닫지 못하는 당의 획일적 분위기가 더욱 짙은 위기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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