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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당서 제기된 ‘김건희 리스크’… 대통령이 풀고 가야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11일(현지시간)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에 도착,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서 내린 뒤 차량에 탑승해 대기하고 있다. 암스테르담=김지훈 기자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8일 라디오 방송에서 ‘김건희 리스크’를 대놓고 언급했다. “70%에 달하는 김건희 특검법 찬성 여론은 주가조작 사건 자체보다 김 여사 리스크를 고려한 수치임을 모두 알고 있다”며 “대통령실과 여당이 그 우려를 풀어낼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도 거론하면서 ‘국민 대다수가 원하면 제2부속실을 만들겠다’는 대통령실 입장에 대해 “어떻게 이런 메시지가 나오느냐. 아직도 국민 눈높이에 맞춰 답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는 여권에서 대통령 부인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한 첫 목소리였다. 김 여사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대통령실과 여당은 묵인 또는 무시에 가까운 침묵으로 일관했다. 특히 ‘디올백’ 영상이 공개됐을 때는 흔한 해명조차 없이 뭉개려 했다. 대꾸할 가치가 없다는 건지, 대꾸할 말이 없는 건지 알 수 없는 흐리멍덩한 침묵 속에서 의혹은 몸집을 불렸고, 그 허점을 파고든 야당의 공격이 먹혀들었다. 특검을 서둘러야 한다며 패스트트랙에 올리더니 이제 와서 총선에 맞춰 재의결을 늦추는 노골적인 정략을 모르는 이가 없지만, 그럼에도 과반의 국민이 김 여사를 겨냥한 특검법에 찬성하는 이유를 윤석열 대통령은 이제 정면으로 응시해야 한다.

지금 특검법 찬성 여론, 거부권 비판 여론이 말하는 것은 주가조작이나 명품 가방 의혹의 전말을 밝히라는 게 아니다. 이 정권에서 김 여사 존재가 ‘언터처블(untouchable)’로 굳어지는 상황을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박근혜 정권을 허망하게 무너뜨린 비선실세 문제를 국민은 기억한다. 야당의 정략은 거들었을 뿐, 실패한 정권의 트라우마에서 비롯된 우려가 ‘김건희 리스크’를 바라보는 시선에 깔려 있다. 이를 오해라 한다면, 그것을 부른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 진솔한 대화로 국민과 직접 소통한 지 너무 오래됐다. 취임 100일 기자회견 이후 그런 자리가 전무했다. 새해가 됐으니 신년 기자회견을 자청하기 바란다. 해명할 것은 해명하고,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또 진정성을 담아 설명하면서 이 ‘리스크’를 과감히 넘어서야 국정에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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