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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北 잇따른 포격… 서북도서 점령 등 고강도 도발 대비해야

북, NLL 완충구역서 수백발 포격
더 큰 도발 앞서 예행연습일 수도
‘막강 전력’으로 도발의지 꺾어야

북한의 해안포 사격으로 서해 최북단 백령도와 연평도에 주민 대피령이 내려진 5일 오후 인천 중구 인천항연안여객터미널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연초부터 서해에서 포격으로 긴장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북의 이번 도발은 단발성으로 그칠 게 아니라 더 큰 도발을 위한 예행연습일 개연성이 크다. 북의 위협이 ‘말폭탄’을 넘어 현실적 위협으로 다가온 만큼 우리 정부와 군이 비상한 각오로 대비해야 할 것이다. 합참에 따르면 북은 5~7일 사흘 연속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북 지역으로 수백발의 포를 쐈다. 5일 쏜 200여발은 남쪽을 겨냥해 쐈고 NLL 이북 7㎞까지 날아왔다. 6일의 60여발은 북측 측방으로 쏘긴 했지만 전날과 마찬가지로 일부는 NLL 해상 완충구역에 낙하했다. 북은 7일에도 90발 이상의 포를 쐈다. 해상 완충구역은 2018년 9·19 군사합의에 따라 무력충돌 방지를 위해 NLL 일대에 설정됐다. 이곳에 포를 쏘면 군사합의 위반인데, 발사 규모나 연사흘 쏜 것으로 봐선 합의 파기는 물론, 아예 NLL을 무력화하겠다는 의도로 비친다,

북의 포격으로 연평도·백령도·대청도 등 서북도서 주민과 관광객이 불안감에 떨었고, 여객선 운항도 차질을 빚었다. 5일엔 우리 측 대응사격까지 이어지면서 긴장은 더욱 고조됐다. 과거 남북관계를 돌아보면 양측 지도자들이 새해가 온 걸 계기로 경색된 관계를 반전시키곤 했는데, 그러기는커녕 새해 벽두부터 포격 소리만 요란하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문제는 북의 도발과 위협이 앞으로 더 거세질 수 있다는 점이다. 남측은 4월 총선을 앞뒀고, 미국은 이달 말 대선 경선에 돌입하기에 북으로선 도발로 주목을 끌기 좋은 타이밍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노동당 회의에서 “남북은 교전국이어서 언제든 무력 충돌이 생길 수 있다”고 주장했는데, 올 한 해 작심하고 도발하겠다는 말이었을 테다.

특히 북한은 NLL이 1953년 정전협정 체결 때 유엔군사령관이 일방적으로 선포한 선이라며 아직도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이 이를 빌미로 올해 NLL 무력화 시도로 시작해 서북도서 점령 등 고강도 도발을 이어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북은 실제 수년 전부터 김 위원장 참관 하에 서북도서 기습점령 훈련을 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이에 맞서 우리 군도 방어훈련을 해오긴 했다. 하지만 지금은 북의 도발 의지가 한층 높아진 만큼 방어에 앞서 북이 아예 도발을 꿈도 꾸지 못하도록 사전에 막강한 전력을 서북도서 지역에 확보해놓는 게 급선무다. 아울러 북이 지난해 11월 군사합의 파기를 선언한 이후 최전방 감시초소(GP)를 복원하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재무장을 한 만큼 비무장지대(DMZ) 및 JSA에서의 고도로 기획된 도발도 바짝 경계해야 한다. 우리가 빈틈없이 대비하고, 북의 도발 의지를 사전에 꺾을 수 있어야 더 큰 무력 충돌로 번지는 비극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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