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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특검법 경색 정국, 특별감찰관이 돌파구

속전속결 식 거부는
여야대치 더 부추겨
與,민심 헤아려야

국민일보DB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및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국회 재부의 요구권) 행사는 예고된 수순이었다. 이미 지난달 28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법안이 통과되자 거부 방침을 발표한 바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8일만인 5일 국무회의까지 임시로 열어 거부권을 의결하는 등 속전속결에 나선 건 이례적이다. 현 정부 들어 양곡관리법 개정안(12일), 간호법 제정안(19일), 노란봉투법 및 방송3법 개정안(22일) 등 다른 법안보다 거부권 행사 속도가 빠른 데다 여론 수렴도 생략했다.

이관섭 비서실장은 “민생과 무관한 두 가지 특검 법안”이자 “총선용 악법”으로 규정하고 4월 총선의 정략적 이용을 신속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안타까운 건 이런 속전속결 전술이 조바심만 드러내고 여야 관계를 더 꼬이게 만들면서 민생정치 실종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이다. 거부권 행사로 국회 농성에 들어간 야당은 입장이 더 강경해진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12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예정된 9일 특검법 재표결을 요구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대통령 가족이 연관된 법안에 거부권 행사가 가능한지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것이라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은 재적 의원(298명)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199명) 이상 찬성해야 하지만, 야권 의석은 180석 정도에 그친다. 지난 대통령선거에서도 목격했듯 민주당이 총선이 끝날 때까지 김 여사의 과거사를 계속 제기할 건 뻔하다. 윤 대통령은 12년 전 결혼도 하기 전 일을 문재인정부가 2년간 탈탈 털어도 밝히지 못한 사건이라며 억울해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거부권 행사라는 헌법적 권한을 배우자를 위해 쓸 수 있느냐는 ‘국민 정서법’을 거스르기란 쉽지 않다. 특검법과 무관한 명품백 사건이 국민들 뇌리에 남아 있는 것도 부정적 정서법에 한몫하는 게 현실이다.

경색 정국 해빙의 키는 여권이 쥐고 있다. 특별감찰관 임명과 제2부속실 설치가 돌파구다. 이날 대통령실 고위관계자가 2부속실의 경우 국민 대다수가 원하면 검토해보겠다고 여지를 준 만큼 민심을 돌리는 돌파구가 될 수도 있겠다. 특별감찰관에 대해서도 ‘여야가 추천하면 임명할 수밖에 없다’는 원론만 되풀이할 게 아니다. 여당이 먼저 야당에 다가간다면 실마리가 풀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야당과 쌍특검법 재의결 시점을 협의하면서 이 문제를 테이블에 올리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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