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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일본의 잘 훈련된 ‘90초 룰’과 신속한 지진 대응 배워야

불에 탄 일본항공(JAL) 여객기의 잔해가 3일 도쿄 하네다공항 활주로에 흩어져 있다. 이 여객기는 전날 착륙 중 해상보안청 항공기와 충돌해 전소됐다. 로이터연합뉴스

일본에서 지진과 여객기 충돌 사고가 연이어 발생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일본 당국의 신속한 지진 대응과 여객기 탑승자들의 ‘기적의 탈출’로 인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둘의 공통점은 충분한 사전 훈련이 있었고, 그렇기에 신속한 대응이 가능했다는 점이다. 근년에 인명 피해가 컸던 재난과 참사의 아픔을 갖고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 2일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일본항공(JAL) 여객기가 착륙 도중 항공기와 충돌해 불이 났지만 탑승자 379명 전원이 무사히 탈출했다. 불 붙은 여객기에서 수백명이 탈출할 수 있었던 건 ‘90초 룰’ 훈련 덕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JAL 승무원이 매년 한 차례씩 하는 것으로 모든 승객을 90초 안에 탈출시키는 훈련이다. 불합격 시 직무를 정지시킬 정도로 철저히 훈련해 왔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승객들을 침착하게 대피시키는 승무원들 행동이 훈련으로 몸에 밴 것이라고 평가했다. ‘짐을 포기하라’는 지시를 따른 대다수 승객들의 행동도 돋보였다.

지난 1일 이시카와현에서 강진이 발생했을 때 일본 정부의 재난 대응도 기민했다. 총리실 홈페이지 등에 따르면 오후 4시10분에 지진 속보가 나왔는데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5분 만에 국민들에게 지진해일 등에 대비하라고 지시했고, 5시17분엔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구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그 사이 방재담당 부대신 등은 자위대 항공기로 현지에 급파됐다. NHK방송 아나운서도 지진 속보를 전하다 “피해 지역에선 TV를 끄고 당장 도망가라”고 호소하는 등 민관이 한마음이 돼 대응했다.

일본의 이런 모습은 재난 때마다 반복되는 우리 당국의 ‘늑장대응’과 사뭇 비교된다. 우린 일본에 비해 재난이나 사고에 대비한 훈련도 잘 안 돼 있기도 하다. 최근 아파트 화재가 잇따르지만 대피 요령을 제대로 숙지한 이들이 얼마나 될까. 정부와 국민들이 이번 일본 사례를 통해 재난과 사고에 보다 철저히 대비하고, 대피 훈련 등도 강화해야 할 것이다. 고층 건물 화재, 흉기난동 테러, 항공기 사고 등 익숙하지 않은 재난·사고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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