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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생회복 집중한 경제정책, 여야 입법 논의 적극 나서야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관계부처 장관들이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4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권현구 기자

정부가 4일 ‘2024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물가를 2%대로 낮추는 등 민생경제 회복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를 위해 상반기에 전기요금이나 대중교통 요금 등 공공요금을 동결시키고, 가격이 급등한 대파와 과일 가격을 낮추기 위한 정책 지원을 강화한다. 전년 대비 1조8000억원이 늘어난 10조8000억원을 물가 관리 등에 투입하고 각종 세제 지원을 총동원하기로 했다. 올해도 지난해처럼 3%대 고물가가 이어질 전망이라 서민 부담이 그만큼 커지기 때문이다.

다만 전기요금은 분기마다 요금을 조정하기로 법에 명시돼 있는데 정부가 상반기에 동결하라는 시그널을 준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다. 한국전력의 적자가 천문학적으로 커지는 상황에서 상반기에 억누르기로 한 공공요금이 총선 이후인 하반기에 동시에 상승하면 결국 조삼모사가 되는 거 아닌지 우려스럽다. 벌써부터 총선을 의식한 선심성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또 밥상머리 물가 상승을 주도한 신선과일 21종에 대해 관세를 면제·인하하면서 정작 가장 핵심 품목인 사과를 지원 대상에 제외한 것도 아쉽다. 서민들이 느끼는 물가 안정 체감 효과가 어느 정도 있을지 미지수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로 0.2% 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역동경제’를 표방한 최상목호는 한껏 움츠러든 상태로 출발하게 됐다. 정부가 역동성장을 이끌어내기 위해 제시한 규제완화가 수도권을 제외한 비수도권에 집중된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기업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지 못하는 대책들이 경제성장률 제고나 장기 경쟁력 확보로 이어질지 의문이다. 합계출산율 0.7명마저 위태로운 상황에서 정부가 내놓은 주요 저출산 정책은 내국인 출산 지원과 외국인 유입 확대다. 외국인을 한국에 녹아들도록 하는 대책도 필요하지만 이는 단기적 처방에 불과하다. 국가 소멸 위기까지 나오는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처방이 필요할 것이다. 청년층이 실제로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정부는 이날 각종 정책을 쏟아냈지만 새로운 것은 거의 없는 재탕에 불과했다. 이미 나왔던 대책에 예산 규모를 키운 수준이다. 게다가 결국 관건은 실천일 텐데 법 개정 사항이 많아 야당 설득이 필수다. 지금 같은 분열의 정치로는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 민생 회복을 최우선으로 한 정책인 만큼 여야가 입법 논의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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