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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화영 측 재판 지연 ‘사법 방해’… 법원이 차단해야


쌍방울그룹 불법 대북 송금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화영(사진)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이 이번엔 무더기 증인 신청 카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 휴정 기간이 끝나고 내주 이후 재개될 재판에서 쌍방울 직원 등 검찰이 철회한 다수의 증인을 다시 신청해 ‘정말 환치기를 했는지’ ‘정말 중국에 돈이 갔는지’ 묻겠다는 것이다. 검찰은 지난해 9월 당초 신청한 증인 109명 중 99명을 이미 사실관계가 규명됐다고 판단해 철회했다. 지난주에는 신속한 재판을 위해 집중 심리를 요구하는 의견서도 제출했다. 이런 상황에서 철회한 증인들을 굳이 불러 법정에 세우려는 것은 노골적인 재판 지연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

노림수는 명확하다. 법원의 2월 정기 인사에서 교체 대상인 현 재판장이 바뀔 때까지 시간을 끌려 한다. 판결을 내리지 못한 채 재판부가 바뀌면 새 재판부가 방대한 자료를 새로 검토해야 해서 재판은 장기간 공전할 수밖에 없다. 불리한 판결이 예상되는 재판부의 선고를 막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직결된 재판의 판결이 총선 전에 나오지 못하게 저지하려는 것이다.

재작년 10월부터 1년2개월 넘게 재판이 계속되는 동안 이 전 부지사 측은 온갖 지연 전략을 동원했다. 이 대표에게 불리한 진술이 나오자 변호인을 교체한다며 석 달간 재판을 공전시켰고, 새 변호인이 돌연 재판부 기피 신청을 해서 또 두 달간 중단시켰다. 기피 신청이 최종 기각될 무렵 국회에 수사검사 탄핵 청원을 하더니, 이제 무더기 증인 신청으로 또 시간을 끌려 하고 있다. 이쯤 되면 대한민국 사법부를 농락하는 것이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시무식에서 재판 지연 문제를 지적하며 ‘특별한 사유 없는 변론 재개’를 자제토록 당부했다. 사건의 정의는 이미 지연됐다. 다분히 정치적인 피고인 측 술책에 재판이 더 이상 표류하지 않게 법원이 단호함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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