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사설

[사설] 최상목 경제팀의 ‘역동경제’, 말 잔치로 끝나지 않으려면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 경제 장관회의에 참석해 내년 경제정책 방향에 대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취임사를 시작으로 윤석열정부 2기 경제팀의 닻을 올렸다. 1기 추경호 경제팀은 고금리·고물가 속 복합위기를 헤쳐오느라 자유·공정·혁신·연대라는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기조를 구체적인 성과로 도출하지 못한 채 새 경제팀에 수많은 과제를 남겼다. 경제의 기초체력이라 할 잠재성장률이 1%대로 추락한 것은 구조개혁을 외면하고 단기 땜질식 정책을 일삼아 온 결과로 볼 수 있다.

그나마 미국발 금리 인상 랠리가 마무리되는 국면인 건 다행이지만 고물가·고금리 후폭풍이 몰아치는 등 온갖 악재가 도사리고 있다. 최 부총리가 취임사에서 “우리가 풀어야 할 과제의 난도가 점점 높아지고 경제를 넘어 사회, 과학기술, 경제안보가 서로 얽혀 있는 복합과제가 늘고 있다”고 우려했듯 새로운 과제들이 확대재생산되고 있다. 안으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의 원만한 처리 여부가 새 경제팀의 안정적 정책 운용 능력을 가늠하는 리트머스로 작용할 것이다. 밖으로는 31년 만에 대중국 무역적자를 기록한 데서 볼 수 있듯 미·중 간 공급망 갈등에 따른 보호무역주의의 파고는 갈수록 높아질 것이 분명하다.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 ‘미국 우선주의’를 내건 도널드 트럼프가 다시 등장할 경우 우리에겐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될지 모른다.

새 경제팀이 민생안정과 경제도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그에 상응하는 여건과 정책 수단 확보가 중요하다. 가장 큰 걸림돌은 4·10 총선이다. 정치권의 포퓰리즘 정책에 심부름만 하다 실탄만 소진할 가능성 때문인데 점점 미덥지 않은 쪽으로 흐르는 분위기다. 올해 경기가 ‘상고하저’로 전망됨에도 정부 예산 집행을 상반기에 집중 배정하고 물가 안정 총력전을 펼치는 건 이율배반이다. 최 부총리가 내세우는 ‘역동 경제’가 말 잔치로 끝나지 않기를 기대한다면 총선 이후를 대비해 교육 노동 연금 등 3대 개혁과 규제개혁의 여건을 착실히 준비하기 바란다. 직전에 경제수석을 지낸 최 부총리의 새 경제팀이 1기 경제팀과 차별화하기 위해서라도 구조개혁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